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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글누리 봄누리 - (1288)
이름: 박용준


등록일: 2019-05-09 07:54
조회수: 16 / 추천수: 2



감흥과 산책
                       글누리 봄누리
                                                        문학반   박 용 준


청개구리가 ‘깩깩깩’ 늦봄의 습함을 즐기기라도 하듯 철쭉나무 가지에서 울어댄다.
이때라면 아마도 고향마을에는 감자분에 알이 달릴 때다.

하루 긴긴날 학교에서 돌아와 허기진 배를 싸안고 들어서면 솥뚜껑부터 열어 보았다.
보새기에 담긴 감자 세 알, 어머니의 정성 담긴 간식이었다.
점심을 따로 해먹지 못하던 보릿고개에 아침이나 겨우 때운 몸으로 논밭에
나가 땀 흘리면서도 먹을 게 없어 점심 굶은 일은 다반사였다.

어머니 본인은 비록 굶을망정 아들위한 점심간식은 가마솥 안에 잘 모셔 넣어두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먹으라고 챙겨 두었었다.
예나 지금이나 자식사랑이 지극하기는 어머니밖에 누가 더한 분이 또 있을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느 해, 어린 아들의 책보를 사기위해
겨울 한 달 내내 솔방울을 따서 가마니에 모았다.
솔방울 세 가마나 따서 머리에 이고 십 리 밖 읍내에 내다 팔고
받은 돈으로 겨우 소청보자기 하나 끊어 오셨다.

그 보자기는 6년간 나의 책보가 되고, 필통이 위치한 곳에 헝한 궁둥이를 드러냈었다.
그런 어머니가 흙 묻은 손으로 학교 보내고 애간장 녹여 키워 시집장가 자식들 보낸 뒤에도
노심초사 자식 사랑에 늙으셨다.
인제는 노쇠하셔서 병을 몸에 지니시고, 여기 저기 수술로 온 몸이 종합병원을 운영하신다.

찾아오는 아이들 하나 없고 전화해도 받지 않는 자식들,
밑 잘린 무처럼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었다.
어릴 적 고생하시고 키워준 사랑은, 뻐꾸기가 길러준 어미새를 뒤로하고 날아가 듯,
시골 고향집엔 찾아뵙지를 못한다.
뵙지를 못하니 용돈인들 드릴 수 없는 내 자신이 한탄스럽다.

키울 때 굶주림 참으며 길러내 주신 그 정을 잊고 사는 게 일상이 되었다.
상록학교 백일장에 참석해서 철쭉꽃 속에서 울어 대는
청개구리 “깩깩깩” 그 소리가 가슴에 먹먹할 뿐이다.
이야기를 이끌어내다가 그 속의 청개구리가 바로 나라는 깨달음이 들자
언짢아지는 마음에 전화라도 드려야겠다 생각해본다.

엊저녁, 어머님 전화로부터 느 아버지 산소가 풀로 뒤덮여서
호랑이 새,끼 치겠다라고 말씀 하시던 목소리가 기억된다.
내려와서 산소라도 깎아야잖겠는가? 채근하시는 전화였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 나를 반성하여야 하겠다.
나도 요즘 찾아오지 않는 손자 손녀 생각하며 섭섭해 했는데,
그랬구나 깨닫는 심정으로 전화 한통 드려야겠다.                    


백일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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