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자존심과 홍콩 붉은 마천루4
3. 지상의 스린야시장과 하늘의 101층 관경대
이 지역의 인도는 외부와 건물, 건물과 건물 사이 내부가 하나로 연결되어
나다니는 이들에게 비를 막아주고 있었다. 누구나 자유로이 드나들기 편하게
건축된 각각의 건물마다 승강기가 가동되고 있었으며 인도 턱이 낮아
장애인들의 이동이 자유로워 보인다.
사람을 위한 자상스런 내부와 달리 외형은 굳건한 건물이다.
사람 중심으로 투철한 대만의 오늘 낮 기온은 28도, 내일 아침 기온은 23도란다.
스린야시장 밤거리를 사내 넷이서 으슥하게 다니는데 별 재미는 없어도 불편함도 없다.
재래시장에 온갖 과일은 화려하게 진열되어 있었지만 단단한 맛이나 강렬한 향은 적었다.
통오징어를 튀기거나 구어 파는 것이 새로웠으며,
난전에 진열된 안주들이 갖가지 있지만 결코 맛깔스럽지는 않았다.
이어서 대만 야경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다는 대북 타이베이 101층 관경대
마천루빌딩 86층 위에서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대만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이 빌딩의 자랑처럼 높이 솟아 아래를 내려다보기에 현기증이 난다.
사두사방으로 곧게 뻗은 도로를 따라 밝혀진 대만야경을 더 둘러보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승강기에 올랐다. 사방으로 곧게 뻗은 도로형태를 보아
아주 옛날부터 계획도시로 조성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입구에서 느닷없이 사진을 찍어두고 2만원에 찾으란다. 우리에겐 뭐 디지털카메라가 있는데,
그냥 나오고 말았다. 어디를 가나 장삿속이 뼈 속까지 스며있는 느낌이다.
101층 빌딩 보석판매장에서 박성수 씨와 최영욱 씨가 칠보에 보석 박힌 것 같은
영롱한 야경을 엽서 위에 그려내고 있다. 떠난 지 하루도 안돼서 벌써 가족이 그리운 것 같다.
아니, 두고 온 부인에게 호사스런 본인들의 여행이 미안해서겠다. 각자 편지를 써서 부치는
모습이 평소 주당들의 면모와 사뭇 다르다. 순간 ‘나도!’ 하고 쓸까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여행의 혼곤한 첫날밤의 여장을 타이베이 추도프라자호텔에 풀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남의 나라에서 밤을 보낸다는 호젓한 생각과 깔끔하고
밝은 분위기에다 주변에 한국인이 갈 수 있는 음식점도 있다는 말에 마음이 흡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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