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項羽) 이야기 1
국사교사 이 길 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오랜 분열은 결국은 진(秦)에 의해서 통일된다(기원전 221년).
천하를 통일한 진은 오래지 않아 여러 원인이 겹치면서
전국적으로 반란이 일어나게 되고, 이러한 세력을 아울러서 항우(項羽)는
초(楚)나라의 왕이 되고, 유방(劉邦)은 한(漢)나라의 왕이 되어
항우와 유방은 천하의 패권을 놓고 쟁패를 벌이게 된다.
이 쟁패전을 놀이판으로 만든 것이 장기(將棋)인데,
참고로 현대 중국 장기에서는 장기판의 말의 크기가 모두 똑같으며,
장기판 가운데에는 강이 형상화되어 있는데 그 강이 초와 한의 마지막 격전지였던 오강(烏江)이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역사서인 사기(史記)를 쓴 사마천(司馬遷)은
항우의 일대기를 황제의 기록인 항우본기(項羽本紀)로 기록하고 있다.
아마 사마천은 비록 항우가 유방에게 패하여 천하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황제로서의 충분한 자격을 인정함은 물론이고 상당히 인간적인 매력과
역사적 가치와 위상을 느꼈던 것 같다.
항우본기의 기록에 의하면 항우의 이름은 적(籍)이며, 자는 우(羽)이고,
하상(下相: 지금의 강소성 숙천)사람이라고 기록되어있다.
항우의 부모에 대해서는 전해지는 바는 없으며, 다만 항우의 조부는
전국시대 말 초나라의 대장군 항연(項燕)인데, 항연은 일찍이
진과의 전투에서 패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리하여 항우는 어려서부터 그의 숙부 항량(項梁)에 의해 키워지게 된다.
항우본기에는 항우는 키가 8척이 넘고, 힘이 세어서 솥(鼎,정)을 능히 들 수 있었으며,
재기(才氣)가 넘쳤다고 서술되어 있다
(당시 1척은 오늘날 약 23cm, 솥은 왕권의 상징인 청동제기를 뜻한다).
항우는 184~5cm의 큰 키에 힘도 세고, 재주도 많은 사내였던 모양인데,
당시는 무력을 숭상하지 않을 수 없었던 혼란의 시기였던 점을 감안할 때,
항우는 대단히 가치가 많은 인재의 모습을 지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항우는 소년시절에 숙부 항량이 글을 배우라고하자
글은 자기 이름을 쓰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하며 글을 배우려하지 않았다.
그러자 항량은 검술을 배우게 했는데, 이번에는 검(劍)은
1인만 대적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하며 만족해하지 않았다.
이에 그의 숙부가 크게 화를 내자,
항우는 만인을 대적할 수 있는 것을 배우고 싶다고 하였다.
이에 병법을 배우게 하였는데 항우는 대단히 기뻐하며
열심히 공부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도 깊이 공부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사마천은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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