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참관수업 후기
분류: 참관수업
이름: 조재현
등록일: 2009-07-27 11:09
조회수: 1709 / 추천수: 266
참관수업을 하기위해 시간표를 살펴봤습니다. 국어를 지망한 처지라 국어과목 2시간을 들을 심산이었죠. 중3과 고3은 문제풀이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교과서를 나가는 중2, 고2를 찾았습니다. (문제풀이는 지난 상록체험 때 경험한지라) 수요일 2교시 김소영선생님 수업과 금요일 1교시 박용준선생님의 수업이 있더군요. 일단 두 분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고 수업에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수요일 교무실에서 수업시간까지 시간을 때우며 김소영선생님을 기다렸습니다. 교무실에 몇몇 선생님들이 계셨는데 왠지 김소영선생님은 아닐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수업시간이 다 되어서 앞에 계신 선생님께 “김소영선생님.....” 하며 뒷말을 흐릿하게 말을 건냈습니다. 그랬더니 “네...” 하시더군요. ‘김소영선생님은 안 오시나요?’ 하며 물을 심산이었는데 ‘네’라는 대답이 살짝 당혹스럽게 하더군요. 그렇게 김소영선생님을 대면하고 함께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교실로 들어서는데 교실의 분위기가 활기차 보이더군요. 어머님들 모두 생기 있고, 밝아 보였습니다. 내심 ‘이런 분위기라면... 분명... 또... 노래를... 시키실 텐데...’ 하는 걱정아닌 걱정도 함께 들었죠. 아니나 다를까... 냉장고에서 음료하나를 주시면서 노래하기 전 목을 축이라는 부담스런(?) 친절까지 보이시더군요. 앞으로 나갔습니다. 나가자마자 모두 박자를 맞춰 박수를 치시더군요. ‘제 이름도 모르시면서... 노래만 들으실라나?’ 박수를 제지하고, 제 소개 먼저 드렸습니다. 그리곤 지난 상록체험에서 불렀던 똑같은 곡을 불렀습니다. 이번엔 가사를 모두 생각해내 노래를 끝까지 부를 수 있었습니다. (살짝 뿌듯하더군요.)
어쨌든,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네장터’였던가? ‘지네전설’이었던가? 하는 본문을 읽어나가며 진행되었습니다. 김소영선생님의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습니다. 왠지 80년대 대학가에서 여자후배가 남자선배에게 ‘형!’ 하며 말하던 목소리랄까? 그 활기 있는 목소리 덕분인지 학생들도 모두 활기차보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신화, 전설, 민담의 특징들을 간략하게 되짚으시며 묻는 질문에 어머님들 모두 명랑히 대답하시더군요. 학급분위기는 학생들도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이끌어 가시는 선생님도 매우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문의 내용도 재미있고, 선생님의 말씀도 흥미로웠고, 학생들도 열심이었던지라, 40분의 수업시간이 10분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수업시간이 너무도 부족한 듯 느껴졌습니다. 그렇다고 여러 여건상 수업시간을 늘릴 수는 없을 듯 했습니다. 40분의 수업시간을 정말 효율적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님들과 나 스스로에게 정말 알찬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그러기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의 준비가 뒤따라야겠단 생각도 들더군요.
이렇게 수요일의 수업을 마치고 금요일에 다시 학교로 왔습니다. 이번엔 박용준선생님과 1교시 수업을 들어갔습니다. 박용준선생님과 교실로 들어갔는데, 여섯 분 정도 밖에 앉아계시지 않더군요. 살짝 당혹스러웠습니다. ‘2년 가까이 공부하시니 중간에 포기하신 분들이 많으신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수업 중간에 네 분 정도가 더 들어오시긴 했지만 좀 적은 인원에 살짝 놀랐습니다. (그 날이 광고작업과 겹치는 날이라 적게 오셨다는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소개와 노래를 마치고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업 진도는 ‘훈민정음’. 한글로 적혀있긴 한데 외국어보다 더 짜증나던 옛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뜻도 뜻이지만 무슨 받침 탈락이니, 성조가 어떠니.... 짜증스런 꼬리들이 길게 달라붙어 있는 범위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머님들은 살짝 지루해 하시기도하고, 선생님께서도 조금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 지루하고 까다로운 범위를 재미있게 넘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조건(시험의 성향, 단원의 핵심 등)을 충족시키면서 재미있는 수업을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수요일, 금요일. 두 수업을 마치고 살짝 부담감이 몰려오더군요. ‘40분의 수업이 단지 40분의 수업이 아니란 생각.’ 뭐. 이런 것들. 사전에 많은 준비와 고민을 하고 무엇에 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살짝 부담이 일었습니다. 이 부담이 활력과 열의로 연결되길 고대할 따름입니다. 뭐. 잘 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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