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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축사 붉딱따구리 - 박용준(764)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7-01-12 08:02
조회수: 3740 / 추천수: 1520
▷ 시(詩)와 울림
도봉산 천축사 붉딱따구리
박 용 준
고즈넉한 산사에 목탁소리 조울면
붉딱다구리 나무 파는 소리가 노승을 깨우고
108불전 앞을 오르는 발소리에
햇살도 기지개를 켠다.
지난해 무거운 짐 채 다 벗어던지지도 못했는데
다시 한해를 무겁게 짊어지게 되는 게 인생인가?
계곡으로 올려 치부는 바람에 휘감겨 묻는다.
백일기도 이성계가 조선을 이끌었듯이
내 안의 사람살이를 위해서
백 번은 올라야겠다.
붉딱따구리 탕탕탕
나무를 쪼아댈 때마다
노화상 머리 벗겨져 빛나고
지나는 이 인생도 닳아 지겠다.
붉딱따구리는 구멍을 파고파고
사람들은 바위틈으로 숨고숨고
바람도 솔밭 사이 스며들며 불겠다.
잔물결 일렁이며
큰소리 호탕한 계곡물
그 시원함으로
내 삶을 적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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