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아! 여기에 집 한 채 사다오 -
삼일 째는 어른들 출항이다.
8시에 출발하여 헌 트럭을 개조한 듯 뒤로 타도록 출입구가 되어 있다.
양 옆으로 길게 의자가 배치되어 있고, 문이나 창문도 없는 차를 타고 출발했다.
바닷가에 도착하여, 겨우 돛단배보다는 큰 대나무 날개 달린 하얀 배를 탔다.
우리 가족 전용으로 여섯 명이 망망대해 파도를 가르며 “와우!”
시원한 바람, 출렁이는 파도, 하늘은 푸르고 드높다.
구름도 희고, 태양도 눈부시게 빛난다.
바닷물은 푸르다 못해 연초록인 듯, 잉크인 듯 각종 열대어는
빵 부스러기 먹이를 달라고 따라 다닌다.
팔천 개의 섬 무리 중 한 시간 안팎인 두 곳을 선택해 다녀왔다.
한 곳은 새 도래지, 늪지대로 하얀 모래밭인데 물은 발목까지 찬다.
밀물, 썰물 시기 따라 각각의 새들 군락지란다.
문명의 오염이 안 되어 비릿한 해초향기만이 가득하다.
바다 위에 나무가 있는데, 물속에서 뿌리를 올리며
위로위로 치켜세우고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다.
잎을 씹어 보니 미역처럼 끈끈한 점액이 생기며 해초처럼 비릿 짭짤 쓴맛이 돈다.
뿌리가 여리면서도 흔들림 없이 곧고 야무지게 지탱하고 서있다.
삼십 분 남짓 걸어서 전망대까지 도착, 사진 찍고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꽃나무 종류들인데, 그곳에서 자라는 것들은 거목이 되어 꼭대기 순에
붉은 꽃이 매달린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두 번째 섬은 돌섬인데 해변이다.
그곳에서 음식을 주문해 놓고 우리는 작은 해변에서 수영을 하며
맘껏 놀고 즐기며 느끼며 평화롭게 지내니 쾌적하고 조용하다.
짙고 푸른 바다와 자연과 하나 되어 모든 망상과 근심은
‘쏴아’하는 파도가 쓸어 가버린 듯하다.
아, 내 취향이야! 아들아!
나 여기에다 집하나 사줘라.
아이들과 공부하면서 살게. 아들은 연신 사진을 찍어대느라 바쁘다.
음식이 준비되었다. 돼지고기 구운 것, 닭다리 구운 것,
유난히 진노랑인 망고와 바나나! 파인애플, 오징어 꼬치구이, 새우구이, 돼지꼬치구이 등등!
자연그대로의 맛이 깔끔하고 맛있다.
푸석푸석하지만 밥까지 푸짐하다.
야자수까지 한 통씩 먹고 또 물속으로 첨벙! 바람과 햇볕,
또 수온까지 알맞게 따뜻하니 뭐 하나 아쉬울 게 없다.
돌아올 때에는 물이 나가는 중이어서 정원이 2명인 작은 배로
사람이 끌고 밀며 수영하면서 큰 배까지 이동해 주었다.
자연에 순응하며 주어진 대로 적응해 살아가는 그곳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온 도시가 초목으로 가득 찬 곳이다.
하늘에서 보면 초목과 불빛만 보인다.
우리가 보기에는 꽤나 불편할 것 같은 생활이지만 행복지수는 우리보다 훨씬 위란다.
그들은 자연과 닮았다.
콘크리트 빌딩숲에서 사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며 가장 부러운 것이었다.
우리가 보면 게으름이겠지만 그들은 자연을 아끼면서 순응하며
따르며 사는 모습이 이글거리는 태양에 타고 타 검붉은 피부마저 예쁘고 숭고해 보인다.
팔천 개의 섬을 그대로 놔두고 적절하게 관광자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선진문명이 밀려오면 더 이상 남아나지 않을 텐데, 사뭇 걱정이 앞선다.
옛날 우리나라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다웠을 텐데!
‘대한민국 아름다운 강산아! 어디 갔니?’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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