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隨筆) - 삶과 이야기
늦깎이의 꿈
중 42회 양 경 임
전라남도 나주에서 가난한 농부의 큰딸로 태어났어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지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이모께서 내려 오셨어요.
그 바람에 이모를 따라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어요.
그때 나이 18살이었어요. 몇 개월이 지나자 이모께서
미용을 한번 배워보라고 권하셔서
미용학원을 다니게 되었고, 그게 평생 직업이 될 줄이야!
미용을 시작한 지 어언 45년이 흘렀지요.
어느 날 남편이 ‘이제 좀 쉬지!’라고 해서 작년에 일을 그만 두게 되었어요.
지루하게 나날을 보내고 있으니까 남편이
영어공부 좀 해보라고 했어요.
망설이고 있던 차에 이웃에 사는 중3 선배님이신
김옥희 언니가 상록학교에 다닌다는 걸 알고 찾아갔어요.
그때 결심해서 저도 학교에 오게 되었어요.
어느 덧 입학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개월이 흘러갔어요,
두려움과 걱정으로 시작한 학교생활,
이제야 조금씩 적응되어가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학교에 가는 게 설렘의 연속입니다.
친구들이 서로서로 먹거리를 사오기도 하고 맛있는
떡과 찰밥도 만들어 오기도 하고요.
이 좋은 공간에서 만나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친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삼 년간 쉽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싶습니다.
50년이 지나고서야 보게 된 첫 시험이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었지만,
시험성적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부족한 과목은 열심히 해서 앞으로 바라는
더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서영숙 언니가 몸이 약하셔서
가끔 결석하시는데 건강했으면 좋겠고, 마석에서 오는 한순 씨,
요즘은 잘 나오지 않아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우리 반 19명, 아니 우리학교 학우들
모두모두 끝까지 같이 갔으면 하고 기원해봅니다.
앞으로도 저도 누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되었으면 하는
내 작은 소망을 꼭 이루려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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