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해적 이야기. 어랏 ! 피라미드는?
이름: 정승훈
등록일: 2011-01-31 01:16
조회수: 3182 / 추천수: 703
요즘 신문 지상을 장식하고 있는 국내 1면이 소말리아 해적 이야기
그리고 국제 1면이 이집트 이야기입니다.
(공교롭게도 2 국가 모두 아랍 국가로 분류 되네요)
(거참 이 동네 ㅡ_ㅡ;)
소말리아 해적 이야기는 재밌죠..... 액션, 스릴.... 거기다 반전 까지 있으니....
하지만 이집트 이야기는 우리랑 상관없음(ㅡㅡ;)....따분함 (ㅡ.ㅡzzZ) 이렇게 느끼실 듯 한데...
( 사실 나는 이집트.....정치 관심없네....그냥 이집트 가서 낙타 타고, 피라미드나 봤으면...
참!...미라도 봐야지....하는 바람이 더 크실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몇 가지 사실만 알아 두면 좀 더 흥미진진하게 이집트 뉴스를 접하실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몇 가지 이야기를 전해 드릴게요.... 그리고 중요한 관전 포인트 몇 가지...^^*
사실은 이렇습니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아저씨는 30년 동안 이집트 대통령을 해먹었습니다.
근데 이 양반이 30년도 성에 차지 않아 차기 대통령으로 아들의 출마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유력한 야당 지도자들을 한 명씩 한 명씩 털어 버리고 가택 연금 등을 시켜 버립니다.
국민들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지요.
이러한 이유로 3년 전에는 지금의 규모는 아니지만 <카피야>(كافية) 라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한국 말로 <충분하다> 라는 의미죠. 이제는 충분히 해먹었다고 그만하라는 운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운동은 실패로 돌아가게 됩니다.
결국 국민들은 여전히 부글부글 거렸지만 철저하게 언론과 권력을 장악한 무바라크 아저씨에게
감히 저항하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지난 1월 !
이집트 근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작은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독재자 대통령이
사우디로 망명 하며 정부가 전복되는 사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튀니지 사건은 다시 이집트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불러 일으키게 됩니다.
이러한 열망은 이집트에서의 작은 시위들로 표출되기 시작합니다. 반면 이집트 정부는 이러한 시위가
일어나자 화들짝 놀라 무자비하게 대응하기 시작하죠....
하지만...이러한 대응이 결국 불난 집에 휘발유 통을 던져 버린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 오게 됩니다.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더 활활 *@_@*)
하루, 이틀, 일주일....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시위의 규모는 3년 전의 시위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눈 덩이 처럼 불어났습니다. 결국 지금은 카이로 시내가 시위대로 넘쳐나며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일어나게 됩니다.
독재자 무바라크 아저씨도 국민들의 시위와 현재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인식 지난주 금요일 <대국민 담화> 를
발표합니다. 담화 내용은 내각 총사퇴 및 정부 개혁을 국민들에게 약속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
국민들은................뭥미 ㅡ_ㅡ? 라며 시위를 멈추지 않습니다.
내각이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문제인데...왜? 너는 그 자리를 지키냐 라는 거죠...
사태가 이렇듯 급박하게 돌아가자 암묵적으로 독재자 무바라크 아저씨를 지지하던 미국에서는 오바마가
담화를 발표하게 됩니다. "너무 심하다...적당히하셈....."이런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독재"라는 단어에 경기를 일으키며 민주주의 세계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치고는 상당히
그저 그러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라크에는 30만 명이 넘는 군대를 동원 결국 사담 후세인을 축출했죠..ㅡ_ㅡ)
하지만 미국이 이러한 이도 저도 아닌 태도를 나타낸 이유에는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역할이
중동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다른 아랍 국가들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하며 중동 평화 정착에 있어 균형추 역할을 해왔습니다.
덕분에 미국은 살벌한 중동 땅 (물론 미국 입장에서입니다.) 에서 무바라크 정권을 통해 그 영향력을
유지하며 동시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 할 수 있었죠.
(물론 이러한 노력 또한 궁극적으로 미국의 이익과 영향력 확대입니다.)
하지만....이제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이집트 국민들은 무바라크 정권을 원하지 않습니다. 독재자 싫다는 거죠....
근데 반대로 미국은 독재자 무바라크 정부가 필요합니다........
거참..ㅡ_ㅡ; 미국 입장에서 상당히 딜레마적 상황에 처하게 된 거죠....
향후 관전 포인트 몇 가지는
1. 이집트 군부가 누구 편에 설까? 국민? 무바라크?
(후진국으로 갈수록 모든 정치, 사회 혼란 종결자는 군부!)
2. 이집트 다음은 어느 나라?
(세계 지도 펼쳐 놓고 보세요. 중동-북아프리카의 아랍 국가들은 22개국에 달합니다.
정치를 제외하고는 경제, 종교, 사회, 문화적으로 하나의 거대한 국가 처럼 공유하면 살아갑니다.
이들 국가 가운데 제대로된 민주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아니 없습니다. 대부분 독재 국가나 Kingdom 왕국이
대부분입니다. 튀니지, 이집트 문제를 놓고 주변 국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 사견이지만....
UAE 카타르 같은 걸프쪽 산유 국들은 아마 아닐 듯. 워낙 잘살아 국민들이 정부에 대한 불만이 덜합니다.
(나라에서 국민들 결혼 자금으로 1억을 줍니다.(ㅡ.ㅡ)..해외 유학도 공짜..가서 청소부라도 할까ㅠ_ㅠ)
대신 예맨*알제리*수단과 같이 경제적으로 굉장히 궁핍한 국가가 다음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튀니지도 이집트도 최초에는 경제적 문제에 대한 정부에 대한 항의의 성격이 컸죠.
3. 중동에서 끝나고 말까?
(중국에서...진보적인 지식인들 사이에서 포스트 천안문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는데...
한국과는 다르게 중국 언론에서는 이집트 관련 보도를 매우 제한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과연?...)
결론.......
.
1. 진정한 민주주의는 결국 누가 뭐래도 상명하달上命下達이 아닌 하명상달下命上達인 것 같네요.
아래로 부터..........우리나라도 그랬구요......
2. 북경 나비 이야기 처럼..... 처음엔 감지조차 되지않은 한 청년의 죽음이 지금의 사단을 불러 왔네요....
결과는....누구도 예측하지 못 할 듯,,,,,
앞으로 얼마나 더 커져 나갈지...아니면 여기서 끝나게 될지....^^*
(만약..커져나간다면.......정치 뿐만아니라...국제 경제..유가..세계 증시 등 등....어디로 튈지 모르죠....
그래서 전 세계가 전전 긍긍하며 이집트의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죠...)
그 양반 나 태어나기 전에도 대통령이었는데
아직도 대통령이라는...... ㅡ_ㅡ;
자조 섞인 이야기 하던 이집트 친구 생각나네요.....
사회책에서 읽었으면 지겨웠을 것 같은 이야기도 승훈샘 글을 통해 보니 흥미롭군요.
(중고등학교 때 사회책만 펴면 잠이 잘 왔죠. 물리책만큼 잠이 잘 왔음.)
심지어 표정하고 목소리도 다 떠오르니.. 이 정도면 4D 아닌가요? ㅋㅋ
역시 정치는 어렵네요.
스크롤 압박도 못 느끼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김수연
2011-01-31 13:53:02
정말 모의수업때부터 느낀바지만. 승훈샘의 해박한, 특히 전체를 꿰뚫는 이 날카로움엔 그저 놀랄뿐입니다.
이런분이..신입교사 교육이 시작된지 한참지난후에..해맑은 얼굴로 회원가입해야해요? 라고 묻던 분이라는게..광고작업때 풀을 덜어주겠다는 제 성의를 거절하고 딱풀로 할께요 했던분이었다는것이 더 놀라울뿐..ㅋㅋ
정연오
2011-02-01 09:12:03
이야~ 정말 이럴때는 샘이 달라보이네요~ 정말 해박한 지식... 글도 '카피야'하게 써주시고..
역시 우리 종이상자 맴버다워~^^ 샘하고 같은 그룹이라는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샘... 2집 준비합시다!!
조기백
2011-02-01 12:57:32
와~ 어릴적 먼나라 이웃나라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딱 그느낌!!
짧지 않은 글인데 재밌게 읽었음!!
그냥 승훈샘 주말마다 불러내서 세계사 강의 듣는건 어떨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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