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흥과 산책
새벽비의 단상
문학회 박 용 준
집에서 나오니 우산도 준비 안 했는데, 비가 내리네요.
이 비 내리고 나면 훨씬 만개한 봄을 느끼겠네요.
제가 보내는 삶의 한 도막처럼요.
한 알의 씨앗이 습기를 얻어 싹을 틔우고 빛을 얻어 푸른 잎을 내겠지요.
그리고 흙속에 자라 튼튼한 한줄기 그루가 되겠지요.
그 나무는 성장환경이 좋을 수도 있고, 아주 척박할 수도 있겠지요.
인적 없는 무원고립의 보아주는 이가 없는 데서
생명을 태울 수가 있을 수도 있고,
수많은 이의 관심 속에 사랑받으며 살아갈 수도 있다고 봅니다.
김춘수의 꽃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이처럼 사람의 일도 환대받는 삶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하고 고난고통 속에 살아가야 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누가 봐주는 삶이건,
관심 밖의 혼자 감내해야 하는 고통속의 삶이건
한번 주어진 삶이나 환경이라면 그것도 내 삶의 한토막이요,
소중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무엇이든 저에게 주어진 것은 소중한 것이라 알고 묵묵히 이어가겠습니다.
앞에 주어진 뜻에 따라 내가 처한 환경에 따라
사람의 길을 가고자 지향하며 가겠습니다.
그 자체를 사랑으로 여기며 가겠습니다.
빗줄기가 거세지는 아침 출근 시간의 단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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