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흥과 산책
나의 어머니
고 33회 금 경 오
어릴 적 어머니는 무서운 어머니였다.
8남매를 키우며 남들이 다 하는 육두문자 한마디 쓰지 않으시고 키우셨다.
초등학교 2학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조롱조롱 8남매를 하나씩 아프면 하루도 맘 편하게 계시지 못하신 어머니…….
어머니는 항상 철인이신 줄로만 알았다.
어머니 직장 사장님께서 약을 지어서 집까지 가지고 오시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도 아픈 몸에 어머니는 빨래를 하고 계셨다.
몸이 편찮으신 어머니는 퇴근하셔도 집안일을 하시는 것이었다.
우리가 걱정할까봐. 아프다는 말도 않으시고.
어릴 때는 철이 없어 당연히 어머니는 우리를 위해 모든 걸 해주신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엄마를 위해 해드린 게 너무 없었고 마음만 아프게 했던 것 같다.
오뚝이처럼 아침이면 툴툴 털고 일어나시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고향에 가서 어머니를 뵈니
그렇게 강하신 어머니께서 아프다고 하시는 게 애처롭고 속상했다.
요즘도 일을 하시는 어머니는 일을 해야 사는 것 같다고 하시지만
자식으로 선 너무 죄송하곤 해서,
“엄마 이젠 몸도 안 좋고 하니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랬더니
“야야, 내가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게 행복한 거다. 난 일하다 죽어도 죽을란다.”
이러시는 게 받아들여야 할지 강제로라도 못 하게 해야 할지……!
그래도 당신이 그렇게라도 사회와 소통하고 사시는 게
행복하시다고 하셔서 우리들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난 엄마로서 무엇을 했나?
아이들에게 다그치기만 하고 항상 긍정적으로 돌봐주거나 뒷바라지 하지도 못했다.
어머니께서 보여준 모습은 내가 많이 알고는 있지만
내가 그렇게 아이들에게 행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가족을 위해 난 달라지려고 노력해야겠다.
지식으로 되는 게 아니라 살면서 배워 나가는 거다.
엄마는 푸근하고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둥지다.
그래도 우리 어머니 살아 계시니 내가 효도할 수 있는 기회는 있다.
어머니 항상 건강하게 지내시고 이 딸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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