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려주는 이야기
나눔의 기쁨
수학교사 오 미 화
해마다 연말이 되면 상록에서는 송년의 밤 행사를 합니다.
이제까지는 재학생 및 교사들의 장기자랑이 큰 볼거리였습니다.
학급별로 연습을 하며 우애를 돈독히 하고,
교사들은 장기자랑 코너를 통해 수업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제지간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송년의 밤은 다른 색깔을 갖게 되었습니다.
송년의 밤을 기획할 때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었는데,
바자회 및 경매를 하는 것이 어떨지 제안하였습니다.
수익금을 기부함으로써 나눔의 기쁨을 함께하고자 하는 뜻이었습니다.
행사를 통해 사제지간의 마음을 나눌 뿐 아니라,
우리의 행복을 어려운 이웃에게도 나누어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제안은 했지만 정작 행사를 맡아 진행하라고 했을 땐 덜컥 겁이 났습니다.
얼마나 짜임새 있게 진행이 될지, 또 학생들이
참여를 많이 할지 등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상록의 모든 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큰 탈 없이 잘 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 모두가 개인당 한 가지 이상의 물건을 기부하였고,
바자회 물건 판매와 경매를 많은 선생님들이 도와주셨습니다.
특히, 경매 행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2015년에는 경매 상품의 모델을, 한 해가 지나고 나선
나름 ‘진화’하여 경매 진행자가 되었습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너스레를 떠는 것은 정말 떨리는 일이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어떻게 해냈는지 감회가 새롭기도 합니다.
당시 많은 분들의 호응과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힘이 났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기쁜 것은 경매 수입금이 좋은 곳에 쓰인다는 점입니다.
2015년에는 총 312,000원을, 2016년에는 총 486,000원의 수입금을 내었습니다.
비록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수입금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불우한 이웃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작년엔 동대문구청 사회복지법인에 기부하였으나,
상록야학의 이름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 기부하자는 의견에 따라
협의한 후 또 다른 이웃을 찾아 기부하기로 하였습니다.
송년의 밤 바자회와 경매 행사는 저에게 재미와 보람,
그리고 나눔의 기쁨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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