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 이런 별천지가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어렸을 적에 와본 기억이 어렵풋이 납니다.
그 후로 서울은 놀라울 만큼 발전했지만 이곳은 여전히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서울 속을 벗어나기 위해 야외로 나가는 것보다
이곳 서울 속을 찾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창덕궁을 돌아본 후 조계사(맞죠?) 찻집에 갔습니다.
조용한 음악과 좋은 향냄새가 창덕궁을 땀을 뻘뻘흘리며 돈 우리들을 여유롭게 해주었습니다.
학생분들과 선생님들과 오늘의 문화체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 속에서 제가 미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찻집을 나와 기념사진을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곳에서 찍고
저희들은 저녁을 먹으러 향했습니다.(학생분들과 손정대선생님 서정이선생님 그리고 김소연선생님은 다른 약속관계로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저녁을 먹고 볼링을 치러 가려 했지만 볼링장이 없는 관계로
노래방에 갔습니다. 노래방에선 모두 '제정신'에 노래방에 가서 그런지
밍숭맹숭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서도 양신애선생님은
너무나 멋지게 노래를 부르셨구요 반면에 김혜정선생님은 여러사람의 재촉
속에서도 꿋꿋하게 단 '한곡' 만을 불렀습니다.
드디어 모든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제 집에 가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시간은 오후 8시. 전과 같았으면 이제 술자리를 시작할 시간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모두들 집에 가기 싫어하는 분위기. 그러나 누구도 선뜻 계속
함께하기를 권하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는 밍기적밍기적 버스 혹은 지하철을
타러 갔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장재영선생님이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하더군요.
역시 나이가 어린지라 나이 많으신 분들이 선뜻 건내지 못하는 말을 건내더군요. 그렇게 우린 5차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이스크림이 아닌 맥주로~
술자리는 지금까지 제가 야학에서 겪었던 것과는 사뭇다른 분위기 속에서
무르익어 갔습니다. 저희들은 성별과 나이차와 그리고 다른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고 게임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임을 하는 와중에 저희들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선생님들의 '인간성'을 발견하며 때론 놀라워하며 때론
실망하며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어쨌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압권은 곽찬희선생님이 유정민선생님의
볼에 뽀뽀할 때 유정민선생님이 곽선생님의 입술을 염려하면서 자신의 볼을
'깨끗하게 정성스레' 닦을 때가 아니었나 합니다.^^
시끄럽게 떠들며 웃고 즐기는 가운데
이야기는 야학수업 관한 것으로 이어졌고 분위기는 사뭇 진지해졌습니다.
유정민선생님과 양신애선생님의 지난 이야기를 들으며 그리고 곽찬희선생님의 고민과 김혜정선생님의 생각을 들으며 처음으로 전 야학을 대하는 선생님
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 해온 저의 생각들을 곱씹어보며 즐겁게
오늘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보이는 글만이 다 진실은 아니다~ 이런!
암튼 일기쓰고 자는 착한 샘이구려...괜한 말을 했나 싶어 다소 우울하고 잠이 안오네여~
좋은 징조라고 생각함...
amor
2003-08-04 03:40:44
무슨 이야기들이 있었느지는 모르겠지만... 상록이 더 잘 나아갈 수 있는 양념의 장이었다고 생각해요. 재미었군요. 나도 갈껄 그랬나?^^;; 사실 오후 5시에 일어 났었는데... 그냥 하루쯤 그냥 쉬고 싶어서....^^ 창경궁 한번도 가본적 없는데.............................
그럼 다음을 기대하면서.
창경궁이 아니고 창덕궁이오.
그리고 보이는 글만이 다 진실은 아니다, 라는 건 무슨 뚯이죠? ㅋㅋ
아무튼 나는 무척 재미있었는데, 사람은 겪어 봐야 한다는 건 최광호 샘에게 가장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벌주를 마실 때 나 못지 않게 악독한 감시의 눈을 번뜩였고,
누구보다 엄격하게 '규칙'을 적용하여 많은 사람들을 벌주 속에서 헤롱이게 만든..
그러나 정말로 의미있는 자리였죠. 게임이 긴장을 풀어주었기 때문일까요.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니까요. 특히 곽찬히 샘과 김혜정 샘의 속 이야기, 그리고
광호 샘의 당당하고 자신감에 찬 포부(역사수업에 대한)는 한편 공감하고, 한편 감탄 스러운 것들이었습니다.
그런 고민들이 야학 생활 속에서 무르익기를. ^^
분께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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