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고 32회 송 기 숙
2014년 8월은 그동안 바라고 바라왔던 일을
드디어 새로 시작하던 날이었다.
그동안 하던 일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아들도 결혼을 해서 모처럼만에 나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
할 일은 많았지만 더 이상 공부를 미루지 않기로 하고
상록야학에 문을 두드려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낯설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하고,
잘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웠고,
공부하는 기쁨이 쏠쏠 했다.
학교에 올라가는 그 계단이 희망이었고,
수업에 들어갈 때도 벅차올랐다.
수업을 마치고 내려올 때도 발걸음 가벼운 행복의 계단이 되었다.
또 일상에서 공부했던 내용이 정리되어 들려지고,
보여지고, 느껴질 때 마다 뿌듯함이 느껴지고
얼마나 행복했던지! 말하지 않아도
누구와 공유하지 않아도 나만이 느끼는 행복에 충만했다.
어쩌다 나처럼 사정으로 공부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면
공부하기를 적극 권하였지만 쉽사리 행동에 옮기기란
정말 어려운 것인지 실행하는 사람이 적었다.
그래서 공부하는 나 스스로가 더 기특했고,
공부하는 내가 자랑스럽고 감사했다.
나 역시 이 배움을 통해 얻은 것을
꼭 다시 돌려줄 수 있는 자리에서 참다운 행복전도사가 되려고 한다.
반면에 선배들을 보면,
나도 저 자리까지 갈 수 있을까?
또 후배들을 만나면 분명 어른인데 아이처럼 ‘귀엽다’,
‘예쁘다’ 이런 생각들이 들기도 했다.
앞으로 내가 이 길에서 잘 견디어 내기를 마음으로 기도한다.
이 자리를 빌어서 이끌어 가시는 교장선생님과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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