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내기
중35회 대담회
일시 : 2010년 8월 22일
장소 : 장암동 쌍암사 계곡
사회 : 김미란 / 취재 : 박용준
참석 : 김미란 김원예 김정숙 나경자 문복실 박순금 박용준
윤상옥 이정남 장복실
목적 : 상록중학교 35회 학생들이 걸어온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란 주제로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향후 학교수업에 참고하고자 한다.
사회 : 중3. 인제 우리 앞에 검정고시란 목표가 놓여 있지요. 이를 대비해 각오를 다지며 새로운 마음으로 대비하자는 생각에서 수락산 쌍암사 골짜기에 모였습니다.
여기 앉은 순서대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정남 어머님께서!
정남 : 오늘 이런 중요한 이야기가 있을 거란 생각을 못하고 왔는데 갑자기 뭘 말할까요? 오늘 참석은 많이 못하셨는데 아마 단순히 물놀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상옥 : 반 분위기는 그런대로 좋은데 이런 행사에 빠지는 분은 계속 빠져요.
원예 : 박 선생님이 확실히 말씀 안하신 탓도 있습니다.
공식행사란 걸 확실히 해주셔야 했을 것 같습니다.
사회 : 거기까지 생각을 제대로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해요.
그러나 학생들도 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세요. 너무 소란스럽고 수업집중을 안 하셔서 전달이 제대로 안 돼서 황당할 때가 많거든요.
경자 : 공부가 꼭 필요해서 오신 분도 있는 반면, 여유롭게 배우기 위해 오시는 분들도 있어서 일거예요.
아니면 이런 어울리는 문화에 익숙지 않아 그런 경우도 있을 거예요.
정남 : 전 책만 보면 스트레스가 오고 잠이 쏟아지는데 왜 그럴까요?
용준 : 전 그렇게 힘드신 줄도 모르고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장복 : 여러 사정 많겠지요.
우리 중엔 그렇게 힘든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더더욱 들어도들어도 머리에 안 들어오니 그게 문제지요.
그러나 학교 선생님들이 가르쳐준다면 공부하고 싶어요.
재미있거든요.
열심히 할게요.
미란 : 예 여러 경우 많이 봅니다.
못 따라간다고 미안해하시는 분도 미안해 하실 것 없습니다.
반 모두가 서로를 위로하고 도우면 잘 될 것입니다.
원예 : 맘먹고 공부하려는데 머리에 안 들어와요.
이해 안 되면 그날 저녁은 정말 많이 스트레스 받아요.
공부하려면 머리부터 아파오지요.
상옥 : 말도 마. 정말 열심히 하려고 시작하지만 머리가 욱신욱신 쑤셔와. 옆에서 끙끙대면 애 아버지는 적당히 하라고 그러지.
경자 : 그 연세에 당연한 거지요.
장복 : 하나하나 욕심 부리지 말고 하자구.
배우며 산다는 게 좋잖아. 설마 졸업장이야 안 주겠어?
난 그만두고 싶어도 자식들 때문에 그만두지 못해.
난 애들을 열심히 하라고 가르쳤는데, 내가 배우려니까 알려주지도 않아.
그래서 혼자라도 오기로 열심히 하지.
이러니 내가 엉터리로 한다면 어쩌겠어.
뭐랄까 내 핸디캡이겠지 뭐!
경자 : 저도 마찬가지예요.
이해는 되는데 기억에 남지를 않는 것 같아요.
문복 : 정윤미 선생님 수업이 맘에 들어.
프린트 자주 주지. 쪽지시험 자주 보니 시험에 대비가 돼서 고맙고 이번 시험에 점수도 잘 받은 것 같아요.
사회 : 순금 어머니! 시험시간에 저 한테 ‘사탕 줄게 한 문제만 알려 달라’고 하셨잖아요.
순간 얼마나 답답하시면 그럴까 안타까웠어요.
자 말씀 안하신 분들도 돌아가면서 말해주시면 좋겠어요.
우선 문복실 씨부터요.
문복 : 직장에서 부랴부랴 달려오지만 시간이 빠듯해요.
저녁도 못하고 공부하다 집에 들어가면 할 일이 많아요.
설거지는 대충 신랑이 해주지만 반찬 해야지, 집안 빨래하고 12시 반은 넘어야 시간이 나요.
이때 공부하려지만 졸려서 책도 펴지 못하고! 열심히 하라고 용기를 주는 신랑이 고맙지만 오히려 미안하고…….
그래도 학교 오면 분위기 좋아 기뻐요.
우리 모두 힘들어도 낙오자 없이 끝까지 해요.
그리고 시험 볼 때마다 선생님들께 미안해요.
사회 : 빠지지 않고 출석하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괜찮아요.
그런 생각 갖지 말고 열심히 하세요.
문복 : 신랑이 그래요.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좋지 않냐?
시험은 못 봐도 좋으니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서 고맙죠.
원예 : 우리 떨어지면 젊은 사람들이 책임져야해! 잘 하는 사람들만 너무 잘 하지 말고 같이 좀 잘 하자고.
문복 : 수업 전 30분이라도 선생님이 안 계시면 대신 수업 좀 가르쳐줘.
경자 : 사실 그게 필요할 거 같아요.
서로 알려주면 더불어 같이 배우게 될 거예요.
장복 : 그리고 선생님 들어오시면 조용히 하자구.
너무들 떠들어! 뒤에서 보니 앞에서는 선생님이 뭐라고 하시는데 중간에서 떠드니까 뒤에서는 아무것도 못 듣고 말아.
박용 : 전부터 유의시키는데 지켜지지 않아요.
그래서 9월 신학기부터는 자리배치를 새로 하고 좀 덜 친한 사람끼리도 앉혀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새 임원들이 어른들로 구성 되었으니 떠들지 못하도록 가끔 지도해주는 게 좋을 듯해요.
수업에 전념할 교사가 학생들 떠드는 데 신경이 쓰여 제대로 수업을 못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 : 이번엔 순금 어머님이 한 말씀 해주시죠.
순금 : 머리에 잘 안 들어와.
요새는 다른 방법으로 나눠 공부하고 있어.
나 혼자 해보는 거지 뭐.
그래서 더러 빠지기도 하고.
애들한테 그랬어.
‘도저히 상록공부는 잘 안 들어 온다’고 했지.
지금도 혼란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나도 상록에서 공부하는 것은 참 좋은데 너무 이해하기 힘들어.
내 욕심대로 개인지도라도 해달라 하고 싶지만 그러지도 못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몰라.
박용 : 그런 학생들을 위해 11월부터 12월 사이 기초부분을 더 보완해 보렵니다.
이번에 꼭 같이 참여해서 기초실력을 쌓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회 : 상급반에서 들은 예깁니다.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기는 가는데 수업을 못 따라서 힘들었다는 이야깁니다.
학교 수업은 개근을 했는데 검정고시에서는 이번에도 떨어질 듯 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열심히 출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선배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여러분들도 빠지지 말고 힘내서 열심히 하시라고 권합니다.
오늘처럼 수업 외에 자리를 만들어서 이렇게 속에 있는 이야기도 털어놓아보고 풀어버리면 또 다른 흥미를 얻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순금 : 그래. 나도 오죽하면 아들, 딸, 하물며 사위에게까지 공책을 앞에 내놓고 가르쳐달라고 한다니까.
정남 : 언니 대단해!
어떻게 사위한테까지 말해서 배우려고 용기가 나!
순금 : 그래도 안 돼, 그게 내 안타까운 심정이야.
정남 : 요즘 제가 친구가 하는 일을 도와주는데 공부랑 겹쳐서 머리가 아파죽겠어요.
순금 : 하든 못하든 졸업까지 끝내야 된다 결심하고 학교에 온다니까.
정남 : 저도 사실 어렵지만 멈출 수 없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가하고 직장도 직장이고 틈나면 주간하는 데서 공부도 하고 야간 상록에서 같이 하고 그래요.
상옥 : 요새 학교 오는데 다리가 많이 아파요.
그러나 운동 겸 걸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등교하고 있지.
장복 : 학교에 왔으면 돈보다 학교공부부터 열심히 해야 돼. 여러분!
정남 : 그 동안 공부를 못해서 소외되고 위축 돼서 살아왔어.
그 한을 풀자는 것인데 내가 못하니 자신에게 실망스러워서…!
되는 것을 어찌할까?
사회 : 공부 힘든 얘기는 이쯤 그만하고 이번엔 수업 말고 학교생활에 대해 말해볼까요?
경자 : 선생님들 열심히 힘써주시는 거 감사한데, 어머니들이라 앞에 서 계신 선생님들이 조금만 사적인 이야기로 흘러가면 금방 동네 사랑방이 되어요.
잡담으로 흘러가고 말죠.
그것도 그거지만 한 가지 제안하고 싶어요.
수업 중에 선생님께 질문을 하면 학생이 얼른 그 대답을 해버려요,
답을 옆에서 말해주는 거죠.
그러다 보니 시끄럽죠.
질문하는 사람은 선생님으로부터 답을 듣고자 하는데요.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무분별하게 말하고 떠드는 바람에 수업분위기가 어수선해요.
박용 : 예 그 부분은 아주 좋은 지적이네요.
정식으로 교실에서 학생들께 주의를 주고 교사님들께도 건의해서 인제부터는 우리 반이 새로운 분위기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사회 : 사실 학생들의 반응이 전혀 없어도 수업하는데 썰렁하거든요.
어느 정도는 필요한 일이나 지나친 것은 유의토록 하자고요.
교사들도 대응방안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경자 : 기왕 나온 얘기니 하나 더, 수업 중에 다른 데로 새는 경우가 많아요.
삼천포로요.
이때 선생님들이 적절한 시기에 잡아주기를 바랍니다.
특히 어려운 과목에서 집중하려는데 그러면 그 시간 수업을 망치고 말아요.
영어에서 읽기도 중요하지만 가능하면 써보는 것도 굉장히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수학이라면 이해력이 우선 될 거 같고요.
또한 시험 시간에 답을 찍어서 알려달라고 그러는 분들도 있는데 그것은 공부에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답 안 알려준다고 토라지지들 마시고 평상시 수업에 전념합시다.
순금 : 이래저래 제가 상록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받아주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지요.
원예 : 저는 고2반에 다니는 박상여 언니의 소개로 여기 왔어요.
많이 망설이다 왔는데, 어울리고 배우고 깨닫고 하다 보니 재미가 붙었어요.
다만 내 공부가 안돼서 스트레스가 생기지만 가급적 안 받으려고 노력하면서 합니다.
경자 : 저는 음악이 싫은 과목입니다.
박용 : 저도 학교 다닐 때 음악이 그리 싫었습니다.
음악점수가 걸림돌이 되어 1등을 거의 못했던 것 같습니다.
목소리가 못 따라 그리 되었지요.
사회 : 어머님들이 입학했을 때보다 더 건강해지고 예뻐졌어요.
아마도 규칙적인 생활을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순금 : 졸업 후면 아쉬울 것 같아요.
지금은 공부한다고 친구들한테서 연락이 오면 ‘집에 오지 마’라고 하고 공부합니다.
사회 : 마무리 할까요?
상록에 많은 행사가 있습니다.
소풍, 운동회, 수학여행, 엠티 등이죠. 그런데 이런 활동들을 단지 노는 모임이라고만 생각하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일반 학교처럼 여러 과정을 골고루 체험시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원예 : 초등학교 손자에게 할머니가 공부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좋습니다.
힘들어도 이런 보람으로 참으며 고등학교까지 마칠 것을 약속해요.
정남 : 저도 고등학교 까지 마치려고 합니다.
1년 전만 해도 갈등을 했었고, 못하는 자신 때문에 선생님께 미안했고, 그러나 열공 하다보니 지금은 우리 상록 친구들이 보고 싶고 좋아서 저절로 학교에 발길이 향합니다.
그리고 수학, 영어 풀어보고 알아가는 재미로 살아갑니다.
사회 : 모두 마음은 같을 겁니다.
검시도 중요하고 열공 자세도 중요하고 그렇습니다.
순금 : 검정고시 걱정을 하면 내려가야 하는지 걱정도 많아요.
여기까지 온 것이 아까워서도 내려가기는 싫고, 따라 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 어찌 할지 고민되기도 합니다.
문복 : 상급 반에도 더러 단번에 합격 못 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끝까지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도 끈기를 갖고 노력해서 졸업 후 동창회도 하고, 서로 찾아다니며 정붙여야죠.
장복 : 그래. 나도 지금부터는 날도 선선해지고 열심히 해야지!
박용 : 아까 잠깐 언급했듯이 11월부터 12월까지는 원하는 분들만 국어, 영어, 과학, 수학 중심으로 보완수업을 하고, 1월부터 3월까지는 모든 학생 모두 전 과목 검정고시 문제풀이 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모두들 열심히 노력바랍니다.
아울러 자리배치 새로 들어가니 참고 바라고요.
사회 : 오늘 모기 뜯기며 한자리에 앉아서 꼿꼿이 자리를 지켜주고 좋은 말씀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일동 : 박수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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