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특강에 대하여
- 교사들의 참여와 연대를 바탕으로
국어교사 안 갑 지
2016학년도 1학기 목요특강 담당자를 맡은 지 벌써 여러 달이 지났다.
사실 목요특강은 특강을 맡는 선생님의 일손이 부족하면서
생긴 궁여지책의 수업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야학 선생님들의 참여가 빛났던 수업이기도 하다.
지난 학기에는 조 선생님이 목요특강 담당자로 애를 많이 썼는데
이번 학기에는 내가 맡아서 하면서 조 선생님이 얼마나 수고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목요특강이 언제까지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언제든 더 좋은 특강 담당자가 나타난다면 그 자리를 비켜줘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목요특강 담당자로써 몇 달을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야학 특강을 부탁했을 때,
아주 특별히 집이 멀거나 생업에 종사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나의 특강 제안에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주려고 응해주셨다는 점이다.
나 역시 새 학기의 특강을 몇 주 맡으면서
학생들에게 특강을 했는데 수업시간에 이야기 할 수 없는 특강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을 가졌었다.
나 이외의 특강을 잠시나마 맡았던 선생님들 역시
내가 느꼈던 바를 공유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실제로 그렇게 공감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목요특강의 담당자가 되니 같은 요일이 아니면
인사나 연락을 하기 힘든 교사와도 연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 역시 좋은 일이다.
목요특강이 가진 몇 가지 단점이 있다면
교사들 간의 유대와 화합은 수업을 만드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었지만
학생들의 참여가 조금 부족했다는 점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특강의 연속성이 없고,
또 모든 선생님들의 특강이 입맛에 맞지 않다 보니,
11월에 특강을 맡아서 하실 교수님을 모시고 특강에 참석했을 때,
수업에 참가하는 학생의 수가 채 10명도 되지 않았다.
처음에 내가 첫 특강을 맡았을 때는
그래도 열 댓 명이 되었었던 학생의 수가 반도 안 되게 줄었던 것이다.
학생들은 대부분 연속성을 가지고
한 선생님이 꾸준히 맡아서 하는 선생님들의 반에서 수업을 듣고 있었다.
수업을 떠난 학생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는 것은 내가 담당자이면서도
특강을 진행하는 선생님들이 어떤 수업을 준비하셨는지에 대해서는
점검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원하는 특강이 준비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목요특강이 궁여지책으로 만들어진 수업이라는 점,
그리고 그 궁여지책이 교사들의 참여와 연대로
어떻게든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1번 있는
소중한 모둠시간이 충만한 배움의 시간이 되지 못한다는 단점에서
목요특강의 존속여부에 대해 한 번 쯤 물음을 던져볼 수 있다면 좋겠다.
결국 좋은 학교라는 것은,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교일 테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의 말에 귀 기울여야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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