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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붉은 마천루9 - (993)
이름: 박용준

등록일: 2018-01-02 07:32
조회수: 1272 / 추천수: 384

대만의 자존심과 홍콩 붉은 마천루9

적당한 기온에 우리 끼리 한 팀이 어울려 다니다 보니 서울의 근교에라도 와 있는 듯하다.
주변에 물건을 파는 장사치들에게서 들려오는 익숙한
우리말은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오는 탓일 게다.

이런 우리말에다 맛이야 어쨌든 식당마다 준비되는 김치가 있어 생각보다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전혀 타지 중국의 한 지방이란 느낌이 없다. 단지 여행의 한가로움 보다는
여행사가 제시한 약속을 지키려는 일정에 휘둘림이 부담스러울 뿐이다.

쳇바퀴처럼 달려도 걸어도 그 자리가 그 곳인 것 같은 관람은 일도 이보다는
덜 되겠다고 궁실 대는 사람들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우린 우리대로 힘이 들자 적당히 짜증이 섞여 서로 사공이 되고
물로 가야하는 배를 산으로 밀어 올리고 있다.

더불어 불쾌감도 서서히 오르는 분위기다.
여러 이견으로 몸살 하는 총무가 뒤늦게 여행 성장통을 앓는 듯하다.
단합을 위해 모인 우리지만 장시간 여행으로 지친 모습이 모두가 귀찮아진 표정이 확연한 하루였다.

이윽고 배라도 채우자며 김홍도 풍속화가 벽면을 장식한
<삼형제식당>에서 한식으로 저녁을 시켜먹고 불룩 나온 배에 입까지
퉁퉁하게 부어 나온 채 숙소로 향했다.

그래도 내일도 출근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은 편하다.

- 교지 푸른그루 28호(2018년 3월 5일 발간)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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