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수업.
신입교사 교육 일정 중 가장 부담이 되었던 일정이었다.
뭘 어찌해야 할지, 어떤 내용을 해야할지 등 머리만 아프고 심적 부담이 조금은(?) 올라가는 상황이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런 심적 스트레스를 받아본것도 오랜만에 경험하는 또 다른 기쁨이었다.
지원과목이 수학이다보니 우선 수학을 하기로 하였고 중1 신입생들을 가르친다는 가정하에 중1 교과과목으로 선정하였다.
인터넷 서치를 통해서 중1 수학에서 배우는 전체 목차를 알 수 있었으며 각 목차에 관련된 문제도 다운받았다.
첫 단원이 집합.
그냥 첫 단원이 집합이라서 집합을 20분동안 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약간의 시간을 들여서 유인물을 작성하였다.
9시 40분에 모의수업을 진행하기로 되어 있어서 조금 넉넉히 여유를 가지고 출발한 것이 다른 신입교사분의 모의 수업 중간에 들어가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모의 수업 중 현 교사분들께서 학생이 되어 여러가지 곤란한 질문을 던지시기도 하고, 수업 분위기를 일부러 어수선하게도 하는 등 여러가지 실제(?)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어서 앞에서 수업하시는 선생님을 난처하게 만드셨다.
장난어린 학생분들의 상황 연출, 선생님의 대응 등 여러가지 상황을 보니 "재밌다" 라는 표현밖에 달리 상황을 설명할 방법이 없는것 같다.
그냥 "웃음"만 나왔다. ^^;; (조금 있으면 나도 당할텐데...ㅋㅋㅋ...)
정해진 20분의 모의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들의 10분동안의 조언이 수행되었으며, 바로 내가 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심적부담이야 전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솔직히 막상 앞에 나가니 앉아있을때보다는 편안했다.
집합에 대해서 이런 저런 설명을 하고 학생분들의 당황스런 질문도 받고 어영부영 20분이 끝나갔다.
20분이 끝나고 10분간 현직 교사분들의 진심어린 충고를 들었다. 정말로 좋은 충고였다고 생각한다.
수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당황함을 표현하자면, (중1의 경우 가정)
-사칙연산 중 (/, *)은 기본적인 초등 지식이라 생각했는데 이에 대한 학생의 질문이 들어왔을때 난감했다.
=>초등학교 수학부터 다시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점이 든다.
또한 학생의 수준이 천차만별적일텐데 강의의 수준은 대부분 학생들의 중간 레벨로 해야 하는지 등등 이런 문제도 골칫거리다. (이는 일반 공교육에서도 선생님들이 느끼는 어려운 고통중의 하나로 알고 있다. 이는 공교육의 슬픈 현실적 문제가 되어 때론 사교육을 조장하기도 하고... 쩝...)
-어수선한 수업분위기시 선생님의 역할은 무엇이 최선일까?
=>일반 나이 어린 학생이라면 교사의 권위(?)를 통해서 "조용히 해" 라든가 기타 다른 방법으로 수업 분위기를 잡을 수 있지만 연세 드신 학생분들께는 어떻게 해야할까?
선생님의 카리스마를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의도하지 않는 말로 인해 학생분들께 상처를 입힐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론 아무리 수업시간이고 학생과 제자간이라 할지라도 인간적인 도리와 예의가 있는 것인데 이는 어떻게 해야하나? 를 생각할때는 잘 모르겠다.
이건 멘토시간에 멘토선생님께 여쭤봐야할 것 같다.
여러 선생님들께서 글로 써주신 사항을 집에와서 자세히 읽어보았으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하루가 되었다.
한번더 스스로의 부족한 점을 점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오늘 하루가 너무나 뜻 깊었으며 본인의 단점을 진심어리게 충고해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ps
로마의 위대한 정치가이자 군인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한말을 다시 떠올린다.
"누구나 모든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 현실만 바라본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은 되지 말고자 다짐했는데 오늘 모의 수업을 한 나를 되돌아보니 아직도 나는 내가 볼 수 있는 현실(예를 들어, 학생의 입장과 수준을 이해 못하는 현실 등)만 바라보는 것 같아서 화가난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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