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쁨과 큰 힘'
양인옥
사실 모둠활동을 하러 야학에 들어섰지만,
어느 반을 들어갈지 몰라 한참 서성대다가 우연히 팝송반을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맨 처음 영어악보를 들고 "Yesterday once more"라는 "해피투게더 친구찾기"에서
흘러 나왔던 노래를 열심히들 따라중이신 어머님들과,
영어가사를 한글로 빼곡히 적어두셨던 악보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익히 들어 음정을 알고 있는 노래였고, 가사의 반복이 많다는 점에서,
학생분들에 맞춰 노래 선정이 잘 되었다고 생각되었고,
이런 점까지 감안하며 준비하신 선생님의 정성도 느껴졌습니다.
이 팝송 후 요즘 밀고 계시다던 중국노래가 시작되었습니다.
"월량대표아적심"과 "첨밀밀" 이었는데,
모두 음정은 귀에 익숙해서 따라부르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쑥쓰러우신지 음악이 흘러나오는 소리에 따라부르시는 목소리가 묻혀버렸지만
몇 번 따라부르시고는 얼마나 적극적으로 잘하시던지..
40분간의 모둠활동이 끝이 나면서 어머님들의 얼굴에는,
오늘 또 외국노래 하나를 익혔구나 하는 뿌듯함이 흠뻑 배어있는 듯 하셨습니다.
사실 빡빡한 야학수업에, 검정고시의 압박도 없지 않은 이 학교안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 뿐인 이 모둠활동이 큰 기쁨이 되고, 큰 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님들께서 평소 많이 들어본 팝송이지만,
가사를 모르시거나 못 읽어서 따라부르지 못하고 흥얼거리기만 해야하는 일도 있으셨을텐데,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ㅋ)
가사도 일일이 다 읽어주시고, 뜻까지 설명해 주시며 자상하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시간도, 사람도 흔치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통기타 노래반, 컴퓨터반, 문예반 등등의 모둠활동이,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한 주간의 지친 몸과 마음을
밝고 씩씩하게 재충전 할 수 있는 항상 신선하고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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