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려주는 이야기
오르고 또 오르면
고구려대학교 다문화학과
박 동 순
평소 출근하기 위해서 아침밥을 먹고,
김치를 볶고, 멸치도 볶아 김밥을 싸, 가지고 직장으로 출근한다.
그리고 직장에 하루 종일 매달렸다가
저녁 7시~8시 사이에 퇴근을 하면 상록야학으로 향한다.
단 5분이라도 빨리 와서 수업에 참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이문역 4번출구 편의점에서 우유 1개를 사고 가방에서 김밥을 꺼내
오른 손에는 우유를 들고 왼손에는 김밥을 꺼내
이문초등학교 뒷길 비탈을 걸어오면서 먹곤 했다.
겨울에는 하얀 눈이 김밥에 소복이 쌓여 아이스크림김밥이 된다.
그 김밥을 먹고 나면 입이 굳을 때도 종종 있었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밀물처럼 스며올 때도 많았다.
그러나 자고 나면 나도 모르게 내 발길은 상록야학으로 향하고 있었다.
명절이 되면 야근 때문에 한 달 정도 학교에 오지 못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 무척 힘들었다.
결석을 많이 해서 갈까 말까 망설이다 겨우 용기를 내어 오면
선생님께서 반가이 맞아주신다.
반 친구들이 간식까지 만들어주고, 교재 유인물도 챙겨주며 맞아준다.
나도 모르게 갈등이 온다.
고검 합격 전에도 박용준 선생님께 상담했더니
포기하지 말고 4월에 꼭 시험을 보라고 하신다.
나는 직장일도 많고, 집이 재개발도 되고 해서
이사도 해야 되고, 교회 부활절 찬양연습도 해야 됐다.
너무 일이 많아 8월에 시험을 본다고 했더니
4월부터 해서 시험에 떨어지면 고3으로 오라고 하신다.
선생님 말씀에 용기를 얻어 야학에 전화를 걸었다.
선생님께서 어제 신청자 입학원서를 사왔노라 하신다.
다행이다. 내가 직접 원서를 사러 가려면,
또 사장님께 시간을 내야 해서 곤란했다. 접수 등 모든 것을
다 내가 할 일이었기에 내 마음은 다소 안도감이 든다.
어느 덧 시간이 흘러 4월 12일 시험에 합격을 하였다.
고맙고 감사함에 또 용기를 내어 다니지만,
시험에 1차, 2차, 3차까지 가서야 합격을 한 실력이라,
대학공부에 자신이 없어서 황기연 선생님께 상담도 해보았다.
선생님께서 대학엘 가면 다른 세상이 있다고 하신다.
마침내 대학 수시에 합격하고, 입학금까지 내고 보니 오히려 지금은 홀가분하다.
오늘 창가에 앉아 하얀 눈을 바라보는 내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상록야학엘 다닌 추억의 눈물이 흐르고 있다.
먼저, 내 생에 잊을 수 없는 박학선 교장선생님,
최대천 교감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나에게 용기를 주신 황기연 선생님,
박용준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담임선생님 조재현, 손상학, 박선양, 정연오, 김수연 선생님,
상록야학 모든 선생님께 두 손 모아 감사드립니다.
고 28회 우리 반 친구들 고맙고 감사합니다. 친구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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