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단
동대문구 상록야학, 그 열린 봉사의 열정 1
홍보부장 박 용 준
전철 1호선 외대역 역사에 하나 둘 전등에 불이 들어오고,
주변 골목에 땅거미가 질 무렵이면 어디서 나타나는지
40대, 50대, 60대 우리의 어머님들이 책가방을 짊어지고 야학으로 들어선다.
하루의 피곤을 뒤집어 쓴 듯 보이지만 걸음걸이만은 당당하다.
나이는 들었어도 이분들은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증을 지닌 우리 상록학교 학생들이다.
한때 여러 사정으로 상급학교에 진학을 못하고 시골집의 담장너머에서
지나는 또래 단발머리들을 바라보며 한숨지었고,
구로공단 출근시간에 맞추느라 부산한 길에서 예쁘게 다려 입은
교복과 책가방을 눈물로 바라보았었다.
이분들을 위해 더불어 열린 마음을 나누며 봉사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못 배운 한으로 애타는 마음들을 야학이라는 곳으로 인도한 선생님들은
자신을 위해 무엇 하나 바라거나 내세우지 않고
오직 가르쳐야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한다. 또한 운영비마련을 위해
기꺼이 주머니를 털면서도 싫은 기색이 아니다.
우리 상록야학은 검정고시야학으로
대학생, 공무원, 직장인, 현직교사 등 30명이 학생 80여명 하나하나에게
중학교 3년 과정, 고등학교 3년 과정을 중학교 2년, 고등학교 1년 동안에 가르치고 있다.
정말로 간절하고 절실한 앎의 울타리를 엮어가고 있다.
자신들의 힘이 필요하다면 늦은 시간 개인과외도 마다않고 묵묵히 가르치고
상담하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는 만능을 지닌 신이 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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