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隨筆) - 삶과 이야기
자랑스러운 선배님
중 41회 김 경 자
유난히도 뜨거웠던 지난여름, 좀처럼 끝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느 덧 신선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이제 곧 가을도 한 것 여물어 알록달록 고운 빛깔들이
그 자태를 뽐내며 우리들의 눈과 마음을 풍요롭게 해줄 것입니다.
지난 시절 친구들이 단정한 교복을 입고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집안의 어려운 형편과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업을 포기해야 했었고,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생계를 위해 내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경황이 없었습니다.
결국 이 나이가 되어서야 겨우 인생을 뒤돌아볼 여유가 생겨
선배님들과 상록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선배님들도 저와 비슷한 상황으로 상록과 인연을 맺지 않았을까요?
상록의 가족으로서 선배님들이 해 오셨던 수많은 일들을 저희 후배들이 배우고 익히며 따르려 합니다.
40~50년 만에 다시 잡은 교과서와 학교생활, 듣고 또 들어도
금방 잊어버렸던 당황스러움, 그래서 선생님들께 죄송했던 마음들,
검시에 합격하신 선배님들에 대한 부러움, 혼자만 뒤떨어지는 것 같아 졸이던 마음고생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어려움과 기쁨, 슬픔, 행복함을 가슴에 품고
오늘 이 자리에 선 선배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인생이라는 이 길을 꽤 오래 걸어왔지만,
아직도 여기가 어디쯤인지 잘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길을 함께 걸어가는 선배님과 후배님들,
그리고 선생님들, 또한 정다운 동기들이 계시어 불안한 마음보다는
행복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비록 오늘 몸은 떠나지만 마음은 언제나 이곳에 함께 있을 것을 알기에
저희 후배들은 섭섭함을 토로하기보다는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올리려 합니다.
아울러 부탁드립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을 의미하기에 졸업 후의 인생을
멋지게 창조하시어 저희 후배들의 앞길에 새로운 가르침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배님들! 언제 어디서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김경자님의 합격을 축하드리며, 늘 건강이 앞날에 행복으로 자리하길 기원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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