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생이 유감 1
문학창작반 담당 박 용 준
봄빛이 여무는 여름의 문턱, 자전거로 푸른 하늘 흰 구름 따라 중랑천 둘렛길을 내달리며 겨드랑이에 스미는 강바람을 즐기고 있다.
빨간 안장에 올라 푸른 휘파람을 불며 월릉교 아래를 지나 창동교를 바라보며 달린다.
여유롭게 손잡고 산책하는 노인부부 옆을 지나자 하얀 찔레꽃 무리들이 무더기로 피어 여름을 불러 손짓하며 수런거리고 있다.
요즘 보기 드문 찔레꽃, 한 묶음 사진으로 담아내고자 자전거에서 내려 한 장 찰칵!
삶에 찌든 내 마음의 찌꺼기를 씻어내는 전리품이라 여기며 돌아서는 순간, 솥단지 같은 물체가 아까 그 하얗던 노부부처럼 느릿느릿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은 솥뚜껑 등짝을 한 남생이였다!
사진으로나 봤음직한 기억속의 남생이, 남생이가 아닌가! 누군가 얼마 전 석가탄신일이라 방생을 했는가?
얼른 보아도 등딱지가 30Cm는 됨직하다.
더덕, 산삼이라도 발견한 양 신기한 생각에 가슴이 울렁이고 등줄기 식은 땀 후줄근 쏟아지도록 깜짝 놀라는 것도 순간! 얼른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두고 돌아서려는 데, 유월의 따가운 햇살 아래 등껍질이 소똥처럼 말라들고 있어 안타깝다.
애처로운 남생이 한 마리, 도와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더욱이 이 녀석을 데려다 키우고 싶은 마음까지 실타래처럼 엉켰다.
며느리밑씻개 덩굴을 헤치고 둑 아래로 내려가 두르고 있던 수건을 벗어 물을 잔뜩 축여다 남생이의 등을 촉촉이 적셔 주었다.
구릿빛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며 검은 대가리로 날 보고 붉은 입을 짝짝 벌려 겁을 준다.
하는 모양새가 참 귀엽다. 번쩍 들어보니 2Kg도 넘어 보인다.
마냥 들떠서 남생이를 수건에 싸안고 집으로 가져왔다.
욕조에 물을 담고 돌을 넣어 그 위에 거북이먹이까지 사다 주느라 하루를 보냈다.
녀석은 먹이도 넙죽넙죽 잘 받아먹고 살판났다.
파충류 특유의 꺼림칙한 외모가 오히려 귀엽다.
가족 하나가 새로 생겼으니 앞으로 어떻게 키울까? 인터넷을 뒤지며 남생이의 습성, 사는 곳, 좋아하는 먹이 등을 찾다가 우연히 남생이는 거북과의 동물로 천연기념물 제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게 또 웬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개인이 잡거나 키우거나 해할 경우는 벌금과 징역형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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