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별
고 30회 장 정 화
2016년 4월, 나는 아버지와 마지막 이별을 하였다.
그 이전, 내 나이 세 살, 아무 것도 모르는 나이였을 때,
병에 시달리던 어머니와 이별을 했었다.
아버지는 어린 자식들을 다섯이나 끌어안고
새벽밥을 해놓으시고 일하러 가시곤 했다.
저녁에 퇴근을 하시면 막내딸을 어깨 위 무등을 태워
동네 한 바퀴씩 돌며 사랑을 주셨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한 막내딸을 걱정하시어 항상
엄마처럼 따뜻하게 보살펴주시던 나의 아버지!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아버지께서
우리 다섯 남매를 키워내신 그 은혜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어느 때는 아버지께서 막걸리라도 한잔 하고 오셔서 주무실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숨소리가 멈추는 것은 아닌가 싶어
두려운 마음에 아버지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소리를 확인하곤 했었다.
어린 시절 그럭저럭 세월은 흘러 올해 연세가 구십이 세가 되셔서
기력이 약해지신 아버지를 자주 찾아 뵈웠다.
찾아 청소도 하고 밥을 해서 차려드리면,
“막내딸이 밥을 해줘서 마침맞게 맛있게 먹었다!”
하시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헤어질 때마다 아버지를 안고
“아버지, 사랑해요! 오래오래 사세요.”
하면,
“이젠 살만큼 살았다!”
하셨다.
마지막 생전의 아버지 모습을 뵙고 오던 날,
“아버지, 이젠 검시 시험도 끝나고 했으니 내일모레 또 올게요.”
하니,
“내 막내딸 힘든데 자주 오지 말고 나 죽거든 연락 갈 테니 그때 오거라!”
하시던 말씀이 마지막 이별이었음을 모르고 서울로 왔다.
그리고 내가 다시 내려가려고 했던 그 전날 밤,
“주무시던 길에 하늘나라 어머님 곁으로 가셨다.”
고 연락이 왔다. 나는 이렇게 아버지와 마지막 이별을 하였다.
그동안 부모님과 언제 이별할지 모르는 삶을 살아왔다.
내 삶을 위해 헌신해주신 어버이 은혜가 새록새록 하다.
*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파주 자운서원
| |
분께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이곳에
있는 자료의 모든 권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