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기
이민여의 한마디
국어교사 이 민 여
상록에서 교사 생활을 한 지도 여러 달이 지났다.
처음 해보는 일이고,
지도하는 것도 낯설어서 가르치는 선생님으로도 벅찬데,
담임까지 맡게 되어 얼떨떨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지낸다.
다행이 중1반 한 곳만 들어가는데 담임이 되니 책임감이 더 앞선다.
수업시간에도 어느 학생이 질문을 하면 더 잘해야지 하면서
기쁜 마음에 하나라도 더 가르쳐 드리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일일이 다 개인교습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알려드리지 못한 다른 분들은,
“수업시간에 너무 집중된 질문을 하면 정작 진도를 못 나가잖냐?”
고 불평을 하신다. 그래서 요새는 수업 끝나고 교무실로 오라고 알려드린다.
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다.
수업이 다 끝나고 개인적으로 찾아오신 분들의 질문을 들어드리다 보면 그마져도 편애한다고 질투를 하신다.
그런 모습을 보면 어른들도 아이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만족할 수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학급 행사를 준비할 때, 학생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목소리가 커지고, 결정이 나지 않을 때 담임이 나서서 해결해줘야 하는데 그것도 문제가 있다.
학생들이 어른들이다 보니 내가 그분들을 야단칠 수도 없고
양측의 입장을 이해하기 때문에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려고 한다.
그저 가운데에서 나는 애만 탈뿐이다.
학교를 다니면서 여기저기 공동체 생활은 해 봤지만,
내가 앞에 나서서 어떤 역할을 맡아본 적이 없어서
여러 사람들을 이끌어가기 위해 많은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리더쉽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되도록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급활동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 중에는 마음은 하고 싶은데
부담감, 또는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나서서 하지 못하는 경우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수업시간이라도 모두에게 기회를 주어 책을 읽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국어시간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공부하면서 가르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서 느낄 수 있도록 예를 들면서 마음으로 느껴서 배우는 수업이 되도록 노력한다.
우리 학생 분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는데 많이 서툴다.
가정에서 살림하면서 가족구성원과의 생활에만 익숙하신 분들이 많아서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려우신가 보다.
그 모습들을 바라보노라면 마치 반일을 문학작품 속의 세계처럼
나와는 동떨어진 세계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알아서 하겠지 하고 무관심한 경우를 본다.
우리는 한 배를 탄 중학교 1학년 반이다.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나의 의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관용의 자세로 한 발 물러서서 양보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나도 이렇게 지도하면서 하나씩 느끼고 배우며 서툴고 낯설은 야학에서의 교사요,
담임의 역할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우리는 학생들과 서로 배워가면서 공생을 하는 관계다.
새삼 배워가는 나를 발견하면서 학생분들에게 정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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