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를 공부하는 상록의 모든 분들에게
물리교사 선 종 훈
물리는 자연에 관한 학문입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작은 “입자”부터, 가장 큰 “우주”전체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학문이지요.
그래서 물리는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핸드폰부터 자동차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어떤 물건이든 물리가 적용되지 않은 것들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물리는 우리의 생활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물리”라는 과목이 어렵다고 하십니다.
저 또한 물리를 공부하던 시절 어렵다고 툴툴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도 어렵다고 툴툴거렸던 물리가, 대학을 졸업하고 물리를 더 이상 공부하지 않아도 될 때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단어로 포장되어 있는 법칙을 한 꺼풀 벗겨내니 그 속에는 생활에서 겪고, 느끼고, 알고 있던 너무나 아무것도 아닌(?) 원리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또한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에 제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도, 제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물리”라는 법칙 앞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행복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자연의 한 구성원인 “인간”이라는 보잘것없는 존재로 태어나 우주와 공존하며 감사한 삶을 살 수 있는 현명함과 인내심을 알려주었습니다.
아직도 물리가 어려우신가요? 마음을 여십시오. 단순히 문제나 풀고, 어려운 단어로 된 법칙을 암기하고, 공식에 맞춰 문제를 푸는 것은 절대 물리가 아닙니다.
내가 살고 있는 환경을 이해하고, 자연을 알아가는 과목이 물리입니다.
긴 여행을 가는 버스 옆자리에 너무나도 운이 좋게 멋진 이성과 나란히 앉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긴 여행이라 지루하지 않게 말을 걸어보고 싶지만, 너무 근사하고 격식을 갖춘 옷을 입고,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어서 말을 걸어볼 용기가 안 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용기가 생겨서 말을 걸어보았더니 차가운 겉모습과 달리 너무도 친절하고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물리는 이런 과목입니다.
어려운 단어로 잔뜩 포장하고, 말도 안 되는 수식들로 가득 채워져 있지만, 조금만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보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원리들을 너무나도 친절하게 알려줄 것입니다.
말을 걸어 볼 용기를 내고, 단답형의 대답이 아닌 대화를 나눌 때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시간들을 잘 넘기면 물리는 분명 여러분의 좋은 친구가 될 것입니다.
부디 상록에서 물리를 공부하시는 모든 분들이 “물리”라는 과목을 통해 세상을 더 넓고 깊게 바라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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