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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과사랑 - 장사일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5-11-04 11:26
조회수: 3186 / 추천수: 696


                    사랑사과

지난 밤 셀렘 속에 잠을 설치다가 눈을 뜨니
가을이 붉은 빛을 뿜어내며 산과 들에 만홍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되짚어 3년 전,
지금의 고등학생이신 장사일 형님이 중학교에 막 들어와  글을 써 내주신 게 있었습니다.

양재동 경부고속도로를 오르기 위해 한남동 방향으로 돌다 보면
양 옆에 발갛게 익어있는 사과가 부러웠답니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종로에서 사과를 한그루 사다 심었답니다.
그런데, 그 가을에 붉은 단풍이 매달린 사과나무가 아니라
그냥 회색 갈잎으로 떨어지는 것에 실망했다는 글을 다시 보내오셨습니다.

그러던 것이 작년에는 좀 더 관심을 갖고 물주고, 거름하며 가꿨더니,
성성하게 자라는 사과나무가 집 앞에 모양새를 갖추어
모두에게 기쁘게 한다고 행복해하는 글을 다시 써주셨습니다.

그 후, 그럭저럭 잊고 지냈는데 어제 장사일 형님이 교무실을 노크하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사과,
아니 작지만 올처럼 비가 없는 날을 견디느라 모질게 커서 익은 사과 두 알이었습니다.

       "단 두 알의 열매밖에 맺지는 못했지만, 문학을 애정과 사랑으로 힘들게 이끌어 가는
        박용준 선생님께 맛보시라 드립니다."

라는 글과 함께 건네주시었습니다.

모진 환경에서 자란 사과와,
뒤늦게 힘든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노력하는 장사일 형님과
화려한 박수는 받지 못할지언정 거친 들판에 문학을 불사르고 있는 글둥지문학회나
야생화 같은 셋의 어울림이 너무나 잔잔한 감동으로 밀려 왔습니다.

거친 땅에서 뿌리를 내려 맺은 사과 두 알이나
본인은 드시지 않고 신기하기만 할 사과를 주신 분 마음이나
문학에 머리를 두고 함께 해주시는 문학회 회원님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이 가물은 가을날도 잘 견뎌 나가고자 이 일을 길게 들려 드립니다.

글둥지문학회,
상록학교 전체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 후원자님들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국민 모두에게
11월이 꿈과 희망으로 빛나는 달이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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