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첫 시간 모의수업을 했습니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것에 도전해 보는 이상한 객기 겸 호기심 겸 취향 때문에 모둠활동 문예창작반 수업을 선택했습니다. 그동안 모둠수업으로 모의수업을 했던 사람은 없었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 반 흥분 반 인 상태로 준비에 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참여하고 있던 다른 활동 준비 때문에 모의수업 당일에서야 겨우 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 진행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보고 전달할 핵심 내용과 세부 내용들을 준비하면서 수업 준비의 어려움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모의수업 때 천사가 악마로 변한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혼이 빙의되어 당혹스러운 상황을 연출하신다는 것을 알고 그런 상황들에 대한 대처 방안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험을 보든 어떤 평가를 치루든 잘 긴장하지 않는 것이 제 유일한 강점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수업을 시작하니 오랜만에 긴장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예상했던 수업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흘러갔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참관하신 샘들께서 일부러 떠들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연출하실 것을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수업이 시작되니 모든 샘들께서 약속이나 한 듯 제게 정수리를 보여주시며 필기(평가지 작성)에 집중하시고 엄숙(!)한 분위기에 경청을 하셨습니다. 분위기에 당황하여 저도 모르게 그냥 넘어가 버린 부분도 있었고, 더욱이 준비했던 웃음 포인트들에서조차 전혀 터지지 않는 정말 총체적인 난국이었습니다.
결국 중간 중간 제 수업을 방해하시면서 다른 소리도 하시리라 예상했기에 일부러 수업 내용을 15분에 맞춰 준비를 해갔던 제 수업이 너무 일찍 끝나게 되었을 때 저의 당혹감은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다행히도 정안희 샘께서 시를 읽어달라고 하셔서 시를 읽으며 다소 안정을 되찾고 제가 원래 수업 중에 하려 했지만 잊어버렸던 시 설명을 조금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겨우 시간을 맞춰 끝낼 수 있었습니다.(정안희 샘 정말 고마웠습니다!!!)
혼자 땀을 뻘뻘 흘리며 수업을 마치고 다른 샘들의 주옥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목소리 톤 문제, 판서 문제, 학생들의 참여유도 문제 등 귀중한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앞으로 수업을 할 때 개선해야 할 점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여러 학생들 앞에서 가르치는 것이 너무나 생소하지만 앞으로는 더 잘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며 노력하겠습니다.
다른 예비샘들의 모의수업을 들으며 배우고 싶었지만 다음날부터 잡힌 개인적인 일 때문에 염태선 샘의 수업 밖에 참관을 못하게 되어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대신 다음에 참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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