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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닭이 없어 지는 그날을 그리며.........
이름: amor현희

등록일: 2003-08-12 03:14
조회수: 4082 / 추천수: 764

내가 5살땐가 6살 때였다.

여름에 할머니댁에서 장기 투숙을 한 적이 있었다.

할머니댁에는 그 해 여름11마리의 닭을 키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3일이 멀다하고 한마리씩 죽어 나가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는 하루는 곰이 또 하루는 뱀 그리고 또 하루는 호랭이가 와서 물어 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할머니께서 말해 주셨으니깐.

요즘 들어서는 여름이니 복날 마다 하나씩 이승을 등진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가을이 되었다.

많던 닭들은 이제 한마리... 그는 이미 미쳐있었다.

동료들의 죽음 때문인 것 같았다.

그의 증세는 남달랐다.

무조건 사람만 보면 날라서 목쪼기. 강아지 눈깔 파먹기. 마루에 올라와 창호지 구멍 뚫기... 등이다.

지금도 마루에 서있는 그 녀석 생각이 생생하다.

결국 최고 회의 기구인 가족회의가 열렸고 그 녀석은 사형을 언도 받았다.

그리고 집행일....

나는 할머니댁 안방에서 부채질을 하며 뒷문을 열러 재치고 뒷 마당을 주시하고 있었다.

죄인은 끌리다 싶이 나왔다. 사형은 도끼질로 정해 졌지만 잡고 있는 사람의 손을 생각해 잘 드는 부엌칼로 정해 졌다.

그리고 그녀석은 갔다. 가는 그 순간.... 목은 눈을 뜨며 그루터기 위에 있었고 몸은 로케트 발사 되듯 멀리 튕겨 나갔다. 목이 없으면서도 이리저리 왔다리 갔다리 했다. 담에 퉁퉁 쳐 박히기도 한다.

그리고 골로 간 녀석을 삼촌인가? 누군가 빠께스에 담아서 내장등을 잘려나간 목 구멍 사이에서 꺼냈다.

사실 나는 성악설을 믿는다. 요즘엔 아마 징그러워 못 봤겠지만 그땐 그런게 넘 신기하고 궁금했었다.

그렇게 녀석은 완전히 죄 값을 치루었다.

하지만 그 이후...

나에겐 이상한 저주가 찾아 왔다.

길만 다니면 뒤에서 누군가 따라왔다.

그 녀석인 것 같았다.

그 저주는 지금도 가끔 살아 남아 나를 찾아온다.

무섭다.

닭이 없어 지는 그날이 언제 일까?

내일도 계란은 꼭 먹어야 겠다. 꼭.....................

p.s. : 닭대가리랑 닭 발은 특히 징그럽고,,,, 영계는 최악으로 징그럽다.
복날이 300일쯤 있었으면 한다. 멍멍이에겐 안된 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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