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미미한 어떤 특정 부분에서
여러 여건상 지식이 조금 부족할 뿐인 분들에게
알량한 지식을 전하는 선생님이랍시고
그 분들 전반을 지도하는 지도자인양 군림하는 기분을 내려 하고
그러면서
단지 돈 받지 않고 지식을 가르친다는 것만으로
자신이 세상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잘난 봉사를 하고 있다고 자부하며,
혼자의 자만심을 충족시키고
성취감을 맛보려는 그런 느낌이 더 강한 듯 하고
그 결과
제가 상록에 다니시는 분들을 위해
조그만 부분이라도 희생해 봉사하려 하기 보다는
단지 상록이라는 숙주에
오히려 기생하여 단물만 빨면서
나는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고
봉사하는 사람이라는 기분을 내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듭니다.
이런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별로 대단한 지식도 아닌 것을 알려주는데도
나이 많은 학생분들이
자꾸 선생님 선생님하고
존대해주고
오히려 나이 어린 나를 어려워하며 자세를 낮추어 주고
또 수업준비를 하면서
내 스스로 어떤 손해를 본다라기 보다는
실제로 내가 배우고 얻어가는 것이
훨씬 더 많고,
그 결과
남을 가르친다는 봉사활동이
정말 내게 희생을 요구하고 어렵고 힘들다기 보다는
그저 쉽고 재미있다는 생각만
더 강하게 들기 때문이기도 한 듯 합니다.
- 그래서 혼자 생각에
지금 하는 일은
남을 위해 내 폼을 희생시켜 남을 돕는 활동이라기 보다는
한마디로 내 폼 내려고 남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이런 저런 생각들 때문에
지금 하는 이 일이
진정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인가.
아니면 나도 남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선생님이라는
알량한 자만심을 만족시키기 위한 몸부림이며
남는 여유 시간을 심심하지 않게 보내기 위한 취미활동과
여가선용에 불과한가하는
의문과 착각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여러 모로 검토해보고
반성하고 언행에 조심하기는 하지만,
여하튼 잠정적인 결론으로는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은
진정 남을 위해 남의 밑에서
낮은 자세로 헌신하고 봉사하는 자세하고는 좀 거리가 있고
단순한 자기만족과 성취감을 얻기 위한 여가활용과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기 위한 취미활동에 가까우며
결국 이런 제 희망에 기꺼이 시간을 내 응해주시는 몇몇 학생분을 모아 함께 하는
선생님 소꿉놀이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에 회의가 많이 듭니다.
그런 생각을 들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제가 전달해 주는 지식이
정말 학생분 들에게
그 분들이 이미
그간의 삶을 통해 이미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이상으로
삶에 큰 도움을 주는 유용한 지식인지 의문이 든다는 점입니다.
제 경험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래 전에 운전학원에 다녔을 때,
운전을 가르치는 젊은 선생이
단지 운전 하나를 나보다 조금 더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며 성의없이 가르칠 때의 느낌이라거나,
아니면 내가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을 때
젊은 의사가
조금 의학지식이 나보다 많고
내가 자신보다 몸이 좀 더 아파 궁핍한 상황에 있다고
환자인 나를 함부로 대하며 진료할 때
참 별것들이 별것 가지고 폼을 잡고 건방을 떨고 있구나
속으로 생각하며
어차피 너도 시간이 지나면
병들고 죽을 운명이야 하고 말해주며
한 대 때려주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학생분들도 혹시 저를 대하며
속으로 그런 생각들을 하지는 않았을까요?
그래서
사실 전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더 많고
세상사에 모르기로 말하면 학생분들에 비해 더 많이 모르고
그리고 제가 지금 비록 영어를 가르치지만,
미국사람이 오면 저도 똑같이 벙어리가 되고
미국방송 들으면 똑같이 못알아듣는 신세라고
학생분들앞에 양심선언하고 자백하고
물러나고 싶어요,,,
여하튼,,
선생님 소꿉놀이 유희와
선한 허영심[?] 충족이라는 생각보다는
이제부터라도
진정한 봉사다운 봉사라는 생각이 드는
새로운 봉사활동을
진지하게 찾아보기 시작해야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이런 점에서
좋은 힌트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장웅식
2009-10-29 08:46:21
오랜만에 선생님이 남기신 글 다 읽어보는 것 같네요 ㅎ
상록이라는 공간에 와서 누구나 하게 되는, 사춘기를 보내고 계신 듯 하다고 하면 건방진건가?? ㅋ
애초부터 모두가 스스로에게 만족할 만한 그런 모습을 지니고 있는 건 아닌거자나요
하나하나 겪어가면서,
그리고 생각하면서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거 아닌지....
어떤 부분에서 그런 느낌을 받으시는 건지는
확실히는 모르겠지만요...
어떤 부분만 보시고 전체를 판단하기엔 이른듯 합니다.
술먹고 웃고 떠들며 거들먹거리는
그 안에서도 상록은 만들어져 가고 있는게 아닐까요??
∞철
2009-10-29 23:47:42
장샘이 드디어 스크롤 운동에 끝까지 동참해 주셔서 감사!
자꾸 글을 여기저기에 길게 올려 물의를 일으켜서
만나는 분마다 항의를 받고
어떤 분으로부터는
인터넷 게시판 글에도 패킷당 과금이 되니
좀 비용을 아끼라는 충고도 듣고,
그래서 이 문제로
헌법재판소에 문의해보니,
글 길게 쓸 기본권은 아직 헌법 조항에 규정되 있는 바가 없으니,
알아서 조심해서 글 올리라고 하네요!!!
ㅎㅎㅎ
다음부터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해 조심해 쓰기로 하고,,,
에 이번 글의 요점은 상록생활을 해본 반성문이라고 할까,,,
생활해보니, 너무 재미있고 유희같아서,,,일면 좋지만
희생하거나 봉사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그런 이야기고요,,,
그런 가운데 학생분들에게 실질적 도움은 되지 못하고
조금 가르쳐준다고 너무 잘난체 해
밉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노인분이나 치매환자 병간호와 같은
힘든 일을 감당할 능력은 안 되고, 엄두도 안 나고,,
에! 이상입니다.
길게 쓴 것을 반성한다는 글을 또 다시 길게 쓰다보니,
갑자기 이에 대한 좋은 생각이 났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말의 제목만 밝히고
나머지 내용은
도스토에프스키의 장편소설과 같은 댓글을 읽을
여유를 가진 분들을 위해
따로 링크를 거는거에요
샘플 --
제 상록에서의 느낌은 이런거에요,
한마디로 착잡합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하세요
http://www.friends-partners.org/oldfriends/literature/brothers.html 어때요??? ㅎㅎ
이상철
2009-11-01 20:37:52
저도 김철선생님처럼 이런 생각이 가끔 드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제 자신을 반성하고 더 낮추려고 한답니다...
사람이 완전하지 않은지라 끊임없이 반성하고 수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삶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도 닦기는 쉽지 않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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