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장군의 비화
날씨가 설레는 우리의 마음을 읽었는지 맑고 화창한 오전이었다.
선생님과 반 급우들 몇 명이서 버스를 타고
아차산으로 오전 10시경에 출발하였다.
버스에서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 산성의 입구에 도착하고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하게도 벌써 내려오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산길을 따라 신나게 걸어 올라갔다.
도중 온달장군이 적군과 싸웠다는 성터도 보이며
산꼭대기를 향하다보니 바로 밑에 한강이 내려다 보였고 반대쪽에는 팔각정 건물이 보였다.
아마도 온달장군이 싸웠을 것이라는 그곳에서,
나는 한강을 타고 올라오는 적군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당시 치열하게 적군들과의 대결을 벌여야했던 용맹한 고구려군을 떠올려보았다.
나라를 위해 전사한 영혼들의 넋인 양
하늘 높이 지저귀고 있는 한 마리 새는
산성을 거니는 우리에게 오랜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듯이 보였다.
저 멀리에 우뚝 솟은 높고 낮은 형용색색의 산봉우리들의 늠름한 자태를
대함에 감탄을 마다하지 않을 수 없던 그 마음 뒤로 한 채
우리는 이 나라를 지켜온 고마우신 영혼들 앞에 마음으로 묵념하며 아쉬운 산길을 내려왔다.
욕심 많은 인간들이 자연마저 소유하려 했기에 그런 것일까?
온 산 가득해야 할 새들의 소리나 다람쥐 무리나,
그 어떤 산속의 주인들도 보이지 않는 산과 계곡에
사람들이 부산하게 오르내리고 있는 모습이 못내 아쉬워,
돌아오는 길 내 마음 한 구석이 조금은 비어 버리는 것 같았다.
기자 : 김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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