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발자취
주정(酒酊)
박 용 준
편안한 안식 고요한 새벽, 멀리 달리는 자동차 소리만 가끔 들립니다.
일찍 들어와 눈을 붙인 덕에 아침 일찍 정신이 좀 들었네요.
이 조용한 시간 눈 덮인 들판 사방팔방 강아지처럼 휘돌다 멈추고
잠시 편안한 마음에서 안식에 대해 떠올려 봅니다.
직장은 말년이라 말릴 이 없으니 걱정 없고,
야학도 욕심 없이 참여하니 뭐 탓할 것 없습니다.
애들 저 산다고 모두 나가니 오히려 집안이 적적할 뿐이고,
마누라 하나 남아서 꿍얼대나 귀 먹은 척 어기적대면 됩니다.
마침 일찍 일어났으니
직장 출근은 저절로 발길 이어져서 편합니다.
단지,
내 마음을 지글지글 달게 하는 것이 있네요.
보면 볼수록 아른 거리고, 생각하면 할수록 속 빈 것 같고,
손 내밀면 내밀수록 잡히지 않습니다.
마음만 타드는 것은 무슨 다른 욕심 있어서인가요?
생각이 어디쯤 미치자 다 늙어 나이 값 못하고 산다는 생각에 헛웃음 지어봅니다.
오늘은 편안한 안식이 오히려 잡생각에 복잡한 심경만 잡아 흔듭니다.
에라이!
일찍 출근해 다시 복작복작 세상과 대거리나 해야겠습니다.
출근 잘 하라고 다독여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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