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답사
영어간판들도 즐거운 놀이꺼리
고 32회 현 홍 련
3년 전. 상록야학에 갓 입학한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학생은 그저 별다른 일 없이 하루하루를 견뎌내기만 하던,
배운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던 평범한 한 주부였습니다.
커가는 손자를 바라보며
"저 녀석이 이제 금방 커서 영어도 산수도 공부할 텐데.
혹시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하지! 할머니가 되어 가지고 모른다고 하기 창피할 텐데"
그렇게 시작한 야학이었습니다.
물론 머뭇거리는 손을 잡고 야학까지 데려다 준
둘째 며느리가 있었지만 공부를 하고 싶다는, 아니 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저에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저를 이 자리에 졸업생들의 대표로
서게 해주신 선생님들과 학우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며칠 전까지도 졸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남의 이야기 같고 나에게는 오지 않을 순간이라 생각해서였겠지요.
아마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학우들 역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서보니 졸업은 현실이 되었고
벅차오르는 가슴에 어쩔 줄을 모르는 것이 꼭 상록에 처음 왔었던
그 날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 날 아무것도 모르고 아직 마음의 결정도 하지 못했던 저를
선생님들과 선배님들은 너무도 따듯하게 맞아주셨습니다.
그 따듯함이 저는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상록에서 보냈던 시간들은 저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정말 너무나도 감사를 드립니다.
- 계속 - | |
분께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이곳에
있는 자료의 모든 권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