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학은 죽어 가는가? 3
국어교사 박 용 준
그 많은 행사나 업무 중에 하나인 우리 푸른그루 발간에 혼신을 다해 오길 27년
두 번의 휴간을 제외하고 매년 발행해 오고 있다.
올해도 예외 없이 시작했다.
감히 혼신을 다해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양수겸장(兩手兼將)이라고 어디 대고 외쳐도 거의 메아리조차 없다.
무관심이다.
몇 분 선생님 말고는 왜 소용 적은 일에 매달리느냐는 모습으로
묵묵부답 수수방관하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을 볼 때
오히려 일을 하려는 사람이 이상하다는 듯 대한다.
왜 굳이 과거 상록에 매달리려고 그러는가? 묻는다.
지금 우리 야학보다 더 일찍부터 쇠퇴하고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지고는 있던 야학들도 있었다.
노동야학이나 생활야학만을 외치던 부류들이 더욱 쇠퇴의 길을 빨리 걸었다.
80년대부터 도심 안에는 대형빌딩이 들어서는 바람에 낮에는 인파로 물결쳤다.
하지만 밤엔 거주자가 없어 도심공동화가 생기면서
정착민들도 줄어들자 시내에 성하던 야학들이 하나둘 없어지거나 외곽으로 이사하였다.
그나마 신당야학 등 몇몇 야학에서 줄어드는 학생과
공간문제 등으로 고민하면서 야학이 소멸 되가는 상황과 맞서
지금까지 근근 버텨오고 있기는 하다.
우리 야학은 상대적으로 철거민과 저소득층이
많이 몰려 살던 동대문지역에서 시작하였다.
우리 야학은 회기역과 대학들이 몰려 있어 월등히 좋은 수요환경과
지리적 위치 때문에 많은 학생들과 넘쳐나는 교사진으로
아무 걱정 없이 2000년대 까지 이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외대부근으로 이사 오면서 환경이 바뀌자,
학생 기근과 교사부족으로 수업 시간 수나 학년제까지
바꾸어가며 극복해나가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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