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 검정고시일, 장대 같은 빗줄기가 좍좍 쏟아진다. 중요한 행사일의 이런 날씨를 오히려 길조라 위안 삼았던 옛 어른들의 지혜가 새삼스럽다. 아침 일찍 서둘러 시험장소인 화계중학교로 갔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기에 20여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지만 그 곳은 벌써 시험열기로 가득했다. 광고지를 나누어 주는 학원 사람들, 홍보쪽지를 돌리는 야학 선생님들, 커피와 김밥 파는 아줌마, 응원단들. 그런데 헷갈린다. 누가 수험생인지. 결국 일찍 도착했음에도 우리 수험생들은 만나보지 못했다.
김동철 선생님이 상록응원단이 계신 곳으로 안내해주셔서 응원단과 인사를 나누었다. 아침이라 몰라보실 줄 알았는데 다행히 반가워하신다. 모양새가 응원단을 응원 나온 꼴이 되고 말았다. 몇 몇 분들은 상봉중학교로 옮겨 그 곳에서 시험 보는 선배들을 응원한다고 자리를 뜨신다.
상록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저토록 열심히 하시는데 미안했다. 회사일로 먼저 일어나야했기 때문에. 점심식사도 같이 하고 시험 종료 후 뒤풀이도 함께해야 하는 데. 그동안 열성적으로 수업하신 상록의 모든 선생님들의 노고에 보답하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며 시험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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