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김동철 선생님이 인솔하여
같은 신입교사인 조재현선생님과 함께 신당야학으로 탐방을 갔다.
그동안 야학에 잘 알지 못하여
내가 처음 대한 상록야학이
야학의 표준인 것으로 그간 생각해왔는데
다른 야학을 탐방하여
다양한 야학을 체험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신당야학 규모는
선생님이 한 10분이고 학생분은 30분으로
중학교과정을 전문으로
검정고시대비와 생활야학 위주수업으로 반을 나눠 운영하는 것이
큰 특징이었다.
그 외에 주간에는 한글반도 맡아 운영을 하고 있었다.
신당야학은 교장선생님인 최익주선생님에 의해 설립된 지 30년이 넘은 역사깊은 야학이었는데,
상록야학과 달리
교감선생님인 임승택 선생님을 제외하고
과목을 담당하는 선생님 대부분이
30세미만의 대학생들로 구성된 젊은 야학이었다.
우리 상록야학은 매년 일정 시기가 되어야만
학생 입학 및 교사 채용이 이뤄지는 데 반해
신당야학은 학생분과 선생님 분 모두 특별한 입학시기나 채용시기가 없이
수시로 순환이 이뤄지고 있었다.
다만 입학시기와 졸업시기가 명확하지 않아
학생분들 가운데는 계속 졸업하지 않으시고 수년간 계속 수업을 들으시는 분도 계시고,
교과진도 시작 및 종료시기도 뚜렷하지 않아
생활 실용 교육 측면은 별도로 하더라도
학생분들의 검시합격률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라고 속내를 말씀하신다.
또 상록야학은 교사분 가운데 10년 이상 활동을 계속하시는 분이 상당수가 되는 데 반해
신당야학에서는 예외는 있지만,
대부분 선생님이 1년 기간만 채우고 새 선생님으로 계속 교체되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신당야학도 교사 채용과정은 엄격해서
교사 희망자가 들어오면 두달여간
계속 야학 수업과 회의 과정에 참석 참관하게 하고
마지막 시범수업을 한 다음
기존교사분의 만장일치를 통과해야만 임용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처음 봉사를 희망하시는 분들이
수업을 맡은 후 각자의 사정이 발생되면 그만 두는 비율이 상당히 높아
수업을 듣는 학생분들이 많은 지장을 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을 돕겠다는 뜻을 일으키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남을 돕고자 시작한 일을 끝까지 책임을 다해 마쳐주는 것은
이 보다 더 어렵고 중요하기 때문에,
상록야학과 신당야학을 비롯한
대부분의 야학교 신입교사의 임용과정이
일반 회사의 입사사원 수련과정 이상으로
어렵게 운영을 하는 것 같다.
특히 신당야학교의 최종수선생님은 이런 힘든 과정에 대해
광주지역의 어느 야학교는
신입 수련과정이 1년을 소요한다고도 소개하셨다.
그리고 대부분 야학에 필요한 의사결정과
특별활동 등을
교사들이 매번 자주 모여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추진하신다고 소개해주셨다.
그리고 신당야학에서는
선생님과 학생이란 용어대신
서로 가르침과 배움을 주고 받는 관계라는 뜻에서
선생님을 '강학'이라 부르고
학생분을 '학강'이란 용어로 서로 부르는 것도
이채로왔다.
그리고 신당야학의 탐방과정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신당야학의 젊으신 선생님들이
봉사활동을 하셔서 그런지
얼굴 빛이 모두 맑고
또 남자 선생님(강학)분들은 한결같이 그리스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잘생긴 미남들이었고
여자 선생님(강학)분들은 한결같이 아름다운 연꽃을 연상시키는 예쁜 모습들이었다는 점이다.
신당야학 탐방을 마치고
야학선생님들의 접대를 받아 귀가시간이 늦어졌다.
모임을 마칠 즈음
같이 간 인솔교사이신 김동철 선생님이
여기서 상록야학과 외국어대까지는 10분만 걸으면 된다는 말만 듣고
집까지 아무리 오래 걸려도 한 1시간만 걸으면 집에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걸어서 집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중간중간 길을 잘 못 찾은 것도 원인이긴 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아는 장소들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걷다 걷다 힘이 들어 중간에 그냥 차를 타고 갈까 하는 생각도 몇 번 하긴 했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중간 중간 24시 편의점에 들러 하드를 사먹고
밤거리 풍경을 감상하여 걷는 것도 모처럼 할 수 있는 즐거운 추억거리가 될 것 같아
쉬엄 쉬엄 길을 걷다보니
대략 3시간여가 걸려 새벽 4시에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 간신히 도착해 방에 걸터 앉은 다음
발 뒷꿈치에 올라온 물집을 바라보며 ㅎㅎ
모처럼 편안 잠을 청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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