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발자취
안녕 하세요
상록 고 28회
청운대학교 박 동 순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배움입니다.
저는 오십 평생을 눈 뜬 장님으로 살았습니다.
세상은 배운 만큼 보인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오십 중반이 넘어 상록야학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아침 일찍 김치와 멸치를 볶아 김밥을 싸서 가방에 넣고
직장으로 9시까지 출근을 해서 밤 7시~ 8시 즈음 퇴근을 합니다.
단 5분이라도 빨리 와서 공부를 할 욕심에 편의점에서 우유를 삽니다.
가방에서 김밥을 꺼내 오른 손에 우유를 들고 왼손에는 김밥을 들고
이문초등학교 뒤 비탈길을 걸어가면서 먹습니다.
때로는 김밥에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아이스크림 김밥이 될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김밥을 먹고 나면 입이 한참동안 굳어 힘들 때도 많았지만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한 두 시간은 지각을 합니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때가 밀물처럼 몰려올 때도 많았습니다.
명절이 되면 야간 근무하느라
한 달 동안 야학을 갈 수가 없어 집으로 향하는
내 발길은 힘들고 슬플 때도 많았습니다.
야학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 또 용기를 내서 야학을 가면
선생님께서 반가운 목소리로 잘 왔다고 하십니다.
친구들이 과제물도 챙겨주고 간식도 줍니다.
수업을 더러 놓치다 보니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국어선생님께 상담을 했습니다.
고검은 다음에 보겠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꼭 4월에 시험을 보라고 하십니다.
떨어지면 선생님 반으로 오라고 시험접수를 하셨답니다.
제가 사는 동네가 재개발 중이라 이사도 가야하고,
4월 부활절 성가대 연습도 해야 하는데!
그러나 부딪혔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4월 시험에 합격을 하고 보니 용기가 생겼습니다.
대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3차 시험에 뒤늦게 합격을 하고 보니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한문선생님께 상담을 했더니,
대학교를 가면 다른 세상이 있다고 꼭 가라고 합니다.
상록야학 선생님 모두의 지도를 다 열거하지는 못하지만
상록에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고28회 친구들도 사랑합니다.
이렇게 도와주시는 야학생활 덕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정말 대학교를 다니다보니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우리 학교에서 영화영상학과 공부를 하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어떤 친구는 나에게 열심히 산다고 격려도 해줍니다.
그러나 어떤 친구는 이제 배워서 어디에 써먹을 거냐고
핀잔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는 꿈을 가지고 살기에 충분히 이겨내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를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꿈꾸며 살다 보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오늘도 도전을 합니다.
지금은 저에게 핀잔을 하던 친구가 사업을 접고 파산신청을 했다고 하면서
저에게 공부해서 대학교도 다니고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니 좋겠다고 존경한다고 칭찬을 합니다.
저 스스로 자랑스러워서 걷는 걸음이 가볍습니다.
제 꿈은 상담사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저처럼 늦게 배운 분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 마음을 이혜란 씨 노래를 좀 개사해 불러 봐도 되겠습니까?
<아이 좋아라. 아이 좋아라. 청운대학교 아이 좋아라.
이리 봐도 교수님. 저리 봐도 학우들. 아이 좋아. 아이 좋아라.
청운대학교의 사랑을 받기 위해 청운대학교에 내가 왔어요….> ☆
▷ 단순 주부의 삶에서 일약 대학생으로 대학가를 휘돈다. 하나하나 계단을 밟은 끝에 인제는 대학에서 실습을 하며 청운의 꿈을 펼친다. 평소 해맑은 그지만, 요즘 유독 푸른 행복에 청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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