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단
파행운영 의결기구 교사회의 2
우리 학교에 교사님들이 많고, 선생님들의 열의가 많은 탓에 요구사항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석에서 토론을 하고 의견을 개진하기는 하는데,
정작 공식 교사회의에 나오지 않으니 문제다.
평소 주장을 펼치거나 요구안을 내놓기는 해도 합의를 도출하려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좀 너무한 느낌이다.
우리 학교가 현재 여러 가지 현안이 걸려있는 것은 사실인데
그것을 같이 달려들어 풀어내려는 책임의식이 결여된 게 참으로 아쉽다.
이번만 해도 그렇다. 교지 푸른 그루 원고를 써달라고
교사회의나 카톡으로 10여 차례 부탁을 해왔다.
정작 보내온 교사는 한 손가락으로 꼽아야하는 현실이다.
술자리나 찻잔이라도 기울이는 자리에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학교수업관리라든지, 교과서문제, 탈락학생문제, 결강문제, 대리수업문제 등이다.
학교 사업계획에 대한 수립이나 학교 교칙, 학제관련, 교사 노령화에 다른 업무수행,
교지편집 참여문제, 편집내용의 진부성 등 수많은 논제들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이들 문제를 내놓고 ‘이렇게 합시다.’ ‘이렇게 하면 되겠다’든지
대안이라든지 문제점이라면 그것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고 세워야 하지 않겠나 생각 된다.
상록학교에 와서 수업이 필수이겠으나 수업이 이루어지려면
우리 야학의 특성상 손을 모아 노고도 해야 하겠고, 학교 행정도 같이 도와야 하고,
내 집일처럼 달려드는 개미정신이 필요하겠다.
교사회의에 두 차례에 걸친 교칙 수정 불발에 대해서 하는 소리다.
이견은 별도로 받아 올리겠지만, 기왕에 모두가 좋은 일을 하자고
봉사마인드로 참여했으니 일을 풀어나가는 것도 봉사정신으로 꾸려나가면 좋겠다.
이것들이 돌아보면 수십여 년 묵은 숙안이라면 숙안이겠다.
술은 숙성하면 좋은 술이 된다지만, 우리의 산재된 문제는 묵고 묵는다면
그 맛은 아주 고약하게 썩기밖에 더할까 싶다.
모두의 마음에 눈이 녹고 얼음이 풀려 따뜻한 봄바람이 훈훈한 상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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