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발자취
고향집 나의 꿈
중 44회 손 화 영
요즘 나는 눈을 뜨고도 꿈을 꾸는 거 같다.
밤 12시, 식구들이 잠이 들 시간 중학생이 되어 책상에 앉는다.
요즘 나는 너무 행복하다.
아주 오래 전 꿈속에서 학교에 다니는 내 모습을 본 적도 있었다.
공부가 그만큼 절실했었는데 용기가 없어 도전하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했다.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본다.
나 어릴 적 좋아하던 고향풍경, 뒷문 열면 올려다 보이던
뒷동산 복사꽃 만발한 친구네 과수원 풍경이 나타난다.
얼마나 이쁘던지.
그 핑크빛 무더기는 40여년이 지났어도 생생한데,
요즈음 고향을 찾을 때마다 그 모습이 사라져서 안타깝다.
사라진 것은 또 있다.
우리 엄마다.
엊그제 고향집이 엄마 아버지의 묵은 손때를 벗고
한 달여 만에 공사를 마치고 우리 열 남매를 맞아주었다.
그 기쁜 날에 엄마가 안 계셔서 슬펐다.
살아 계실 때 잘 해드리지 못한 안타까움, 삶 자체가
늘 아쉬움덩어리이지만 엄마의 향기를 더 이상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어 아쉽다.
나의 어릴 적 고향집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데,
어디서 엄마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까?
“엄마, 나 학교 다니고 있어요!”
그렇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여름 상록을 알게 되어 공부를 시작했다.
잃었던 꿈을 찾아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파도치는 설렘에 나를 맡기곤 한다.
그러나 내 고향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내 어린 시절
향기롭고 아름다웠던 자연이 사라지고 없다. 믿고 의지하며 따르던
사랑하던 엄마도 자리에 안 계신다.
인제 어릴 적 생활이 어려워 기회를 잃었던
나의 배움에 꿈만은 다시 찾게 되었다.
이문동을 지나는데 버스 창문 너머
상록야학 학생모집 현수막이 펄럭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얼른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고 몇날 며칠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찾아갔다.
처음 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는 왜 그리 떨리던지.
그러나 도전이라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하여 받는 설렘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상록을 떠올릴 때마다 힘이 맥박 친다.
좋은 선생님들, 같은 반 학우들과 함께
상록에서 나의 꿈을 위해, 모두의 꿈을 위해 ‘파이팅’ 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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