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발자취
아롱다롱 고33
고 33회 금 경 오
2017년 8월 전화가 왔다.
“고 33회 담임입니다.”
중저음에 굵은 목소리, 어떤 분인가 너무 궁금했다.
오리엔테이션 날, 일 끝내고 가느라 조금 늦어 선생님께 전화했다.
“조금 늦을 것 같아요.”
했더니,
“나도 조금 늦으니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오세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 또 한 번 감동 받았다.
드디어 부푼 꿈을 안고 고 33회 교실로 들어섰다.
모두들 처음 보는자리에 선생님들이 반겨 주어서
어색함을 금방 털어낼 수 있었다.
먼저 유대형 선생님이 인사 하시고 나중에
이길현 선생님이 오셔서 말씀하셨다.
어쩜 선생님 두 분이 이렇게 다르신지,
한 분은 잘 웃으시며 상냥하시고,
한 분은 근엄하시고 목소리와 풍채가 기대만큼 멋지셨다.
첫 수업은 국어 조재현 선생님,
우리 머릿속에 넣어주려고 발을 구르며 수업해주셔서 졸음을 깨워주셨다.
한문 황기연 선생님, 백발에 자그만 체구로 열의를 다해 가르치신다.
도덕 권오길 선생님 도덕윤리를 가르치시고 반복 학습에 귀에 딱지 앉게 해주신 분,
사회 염태선 선생님, 한번을 해도 우리가 이해하기 좋게 수준을 맞춰 주시는 게,
우리 머릿속에 들어오신 것 같이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셨다.
국어 박용준 선생님,
시골스럽고 친근한 어투로 말씀 하시는 게 정감이 갔다.
그런데 난데없이 글을 써내라고 해서 황당했다.
글을 써본 지 오래 돼서 안 써지는 글 쥐어짜내서 써냈지만 이 또한 신선 했다.
이후 글 둥지에 들어가서 글을 매달 하나씩 쓰면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생물 선생님,
우리 모두 좋아한 꽃미남 황순규 선생님,
칠판에 써주신 내용 설명하기 전에 항상 2분씩 멍 때리시는 게
무슨 생각 하시는지 궁금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발산 하시는 분,
수학 이윤효 선생님, 항상 힘이 넘치시고
수학을 우리가 알기 쉽게 풀어 주시며 우리에게 희망을 주셨다.
할 수 있다고 마법을 거셨다.
덕분에 수학에 매진하게 됐다.
물리 정찬영 선생님, 톡톡 튀는 어투로 하나라도 더 가르치시려고
몸으로 설명 하시는데, 우리는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면 안타까워
다른 방법을 찾아 어떻게든 이해시키려는 게 눈에 선하다.
영어 박슬범 선생님,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 같이 귀여우신 선생님,
문법 위주로 하시는 게 우리에게 와 닫지 않아서 수업을 잘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반복반복 하면서 영어의 형식이 어떤지 가르쳐주셨다.
그리고 영어 김미애 선생님, 체력이 되지 않아 그만 두셨지만
학기 초에 기출문제로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답을 찾아가는지 방법을 가르쳐주셨다.
다른 분은 몰라도 난 도움이 많이 됐다.
그리고 생물 김민정 선생님, 영어 신지원 선생님,
물리 선생님은 시험 앞두고 합류 하셨지만 우리가 선생님들 부재로
흔들리는 걸 잘 잡아 주셔서 시험을 무사히 치를 수 있어서 감사했다.
미술 신재훈 선생님,
그림 형태도 못 잡는데 과감하게 그리면 된다고 시화전 그림을
대충 그려도 예쁘게 구도가 나오게 해 주셨다. 마술 같았다.
이제 우리 반 마스코트 수학 유대형 선생님,
우리가 한사람이라도 모르면 알 때까지 가르쳐주시려고
무던히도 노력 하셨고 담임까지 맡으시고 이끌어 가시느라 고생 많으셨다.
마지막으로 고 33회 담임 키다리 아저씨 한국사 이길현 선생님,
우리에게 역사의 흐름을 이야기로 꾸준히 풀어 가시죠,
첨에는 잘 몰라서 졸기도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역사는 시간의 흐름, 세월의 흐름이라는 걸
느끼면서 재밌어졌지만 아쉽게도 수업이 끝나 버렸다.
수업이 많이 늘어도 지겹지도 않고 졸리지도 않고
눈이 반짝반짝 더 흥미로워졌다.
이렇게 모든 수업은 내가 아는 만큼 궁금하고 수업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모든 선생님들 무한 제자 사랑에 감사드리며,
우리 인생에 큰 힘이 되어준 후원자가 생겼다는 게 든든하다. ☆
▷ 5월 백일장에서 글을 쓰고, 7월 어느 하루 시에 그림을
얹어 9월 신입생 입학기에 시화전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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