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 대만 여행기
대만의 자존심과 홍콩 붉은 마천루
글둥지 문학회 대표 박 용 준
대만의 자존심과 마천루 붉은 거리6-2
급해서 뛰어간 곳은 특이하게 2층짜리 화장실이다.
건물을 통째로 2층까지 화장실을 만들어 깨끗하고 크고 화려하다.
관광수입이 되니 이만큼 투자를 하는가싶다.
하지만 많은 야자나무가 바람에 가지가 끊겨 앙상하게 서있다.
태풍의 힘이 이렇게 세차게 흔들었구나 싶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보고, 서라, 앉아라 주문을 하자 마침내,
“야 사진 좀 그만 찍자. 부담 없이 각자 좀 지내자고.”
호통을 친다.
이후로 인물사진을 지양하고 자연배경만 담았다.
돌아와 보니 나 혼자 여행이 된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화산 폭발 후 바닷모래가 튀어 올라 쌓여 이룬 암석이
오랜 세월 쓸리고 깎기고 풍상에
온갖 형태를 보이며 이루어진 이곳이 야류지질공원이다.
영화나 상상의 별나라 천지에라도 온 듯 드넓은 곳곳에 모양도 갖가지,
살피는 이들의 감탄도 여기저기 들린다.
두꺼비바위, 여왕바위, 표범바위, 거북이 바위, 다시 이름을 붙인다면
새송이바위 등이 곳곳에 풍성히 솟구쳐 있다.
위험선을 넘지 말라는 금지월선(禁止越線)
유의사항 붉은 색 라인이 뚜렷하다.
가는 목을 한 흉상의 바위를 짓궂은 관광객이 올라가 흔들어
목을 댕강 떨어뜨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범법인가는 몰랐는지 모르나 못된 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꼭 끼이게 마련인가 보다.
이곳 역시 태풍을 만난 나무들이 가진 잎 모두 날리고
봄나물 채취하기 좋을 정도로 새 잎을 다시 피워내고 있었다.
자연이 모든 것을 다 온유하게 허락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군데군데 놓여있는 공원의 쓰레기통은
자연과 어울려 나무 열매나 예쁜 장식물 형태로 조성해 두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친화적이다. 더구나 말끔히 비워져 있음에
‘참 정성스럽게 가꾸는 구나’ 감탄이 절로 나온다.
굳이 금연이라는 표지판도 없으나 얼른보아 흡연하는 사람역시 찾아볼 수 없다.
우리의 길거리를 생각할 때 질서 있는 모습이 꼭 배울 점이다.
천년에 한번 꽃 피우고 열매 맺는 다는 용설란이 열매를 가득 품고 있다.
호기심에 한 일 쯤 집어올까 생각하다가
너무 잘 다듬어진 아름다운 자연에 손댄다는 것이 죄스러워서 그만 두었다.
그 대신에 느낌을 사진으로 살짝 찍어 두고 그냥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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