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기
대만의 자존심과 홍콩 붉은 마천루6
가는 곳마다 건물은 빛바랜 허름한 회색인데다 대낮에도 거리는 한산하기만 하다.
이곳도 신생도시였을 때는 현대식 각광받는 건축물이었으리라.
푸르름 위대한 자연아래 허름한 무채색의 건물들은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경상도 넓이 정도에 2500만이 산다는 대만,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하기는 하면서 먹고 살기는 할 텐데 결국 관광과 반도체가 담당하고
거기에서 멀어진 사람들의 생활은 이곳에서 넉넉지 않을 것이란 느낌이다.
둘러보며 감탄하는 것은 거리에 플래카드나 첨지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 나라라는 것이다.
어쩌다 정형화된 가로기는 더러 보이지만 개별적으로 홍보를 위한 무질서는 없어 보인다.
전봇대나 가로 분전반에 종이나 테이프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의 질서의식은 오랜 대만사람들의 자존심과 역사 안에 지켜온 질서의식의 산물이겠다.
비룡처럼 내달리는 기차 창 너머로 보이는 가파른 산맥들은 곧바로 내게 넘어져 덮쳐올 것 같고
그 푸르름 속에 현무암은 곳곳에 검푸르다.
하지만 그 계곡 사이에 흐르는 강물은 영 색다르다.
저 출발지 부근에서 보던 푸르고 맑은 강물이 아니라,
갈수록 회색의 물결계곡, 그리고 좀 더 지나자 이번엔 아예 물에 시멘트를 부은 것 같다.
돌과 흙이 석회석인 듯싶다. 높은 산지에서 낮은 구릉으로
시멘트 원료 광석을 캐어 수송하는 길인 듯 가파르게 협곡을 그었다.
군데군데 이쑤시개 같은 전봇대에 전선이 깔려있고 가끔씩 공장이 언뜻언뜻 지나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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